'준우승' 강민호 향한 손아섭의 짓궂은 농담…"야구에 2위는 무의미"
2000경기 출장 선수 중 KS 못한 선수 손아섭 뿐
"민호형 부러웠지만 우승 반지 없는 건 마찬가지"
- 문대현 기자
(창원=뉴스1) 문대현 기자 =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6)이 '절친한 선배'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한 것에 대해 짓궂게 놀렸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올해까지 18년간 2058경기를 뛴 레전드급 선수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2511안타를 기록 중이며, 14시즌 연속 100안타와 8시즌 연속 150안타 등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은 풀지 못했다. 롯데와 NC 두 팀에 있으면서 우승은커녕,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NC가 한국시리즈에 도전했으나 KT 위즈와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 후 3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짐을 싸야 했다.
그런 손아섭은, 올해 강민호가 주전 마스크를 쓴 삼성이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오르면서 이름이 거론됐다. 이전까지 통산 2000경기를 치른 타자 중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와 손아섭뿐이었는데 이제 손아섭만 남게 된 것.
더군다나 두 선수는 과거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친한 사이라 상반된 운명이 조명됐다.
만약 삼성이 우승했으면 강민호 스토리는 더 커질 수 있었으나, KIA 타이거즈에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지면서 그 역시 우승의 꿈은 미뤄야 했다.
손아섭은 10월 31일 창원 NC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시리즈에서 (강)민호형이 뛰는 것을 보니 부럽긴 했으나, 스포츠에 2위는 의미 없다. 2위와 10위의 차이점은 포스트시즌 보너스의 유무 정도"라고 반격했다.
이어 "만약 민호형이 우승 반지를 꼈으면 나의 상심도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이 하루에 1~2차전을 모두 지는 것을 보고 민호형도 끝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시리즈 경험을 떠나 우승하지 못한 것은 나와 마찬가지"라고 웃었다.
앞서 강민호는 한국시리즈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손)아섭이가 (샘이 났는지) 연락이 없더라"고 폭로한 바 있다.
손아섭은 이에 대해 "정확히 바로 잡겠다. 내가 '따봉' 이모티콘을 보냈는데 민호형이 확인을 늦게 한 것 같다. 연락을 안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리즈가 종료된 뒤 민호형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곧 다시 만나면 분명 한국시리즈 얘기를 할 텐데 우승을 못한 것은 마찬가지니, 타격 없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손아섭과 함께 롯데에서 뛰었던 선수 중에선 전준우(34·통산 1725경기 출전)와 정훈(35·통산 1399경기) 등 고참들도 한국시리즈를 뛰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손아섭은 이들과 자신을 같은 축에서 비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아섭은 "두 형들은 나보다 경기 수가 훨씬 적다. 2000경기를 넘고 나서 나와 겨뤄야 한다. 그리고 나는 작년에 가을 냄새라도 맡았는데 형들은…"이라며 말을 줄였다.
그러면서 "나도 정말 우승이 간절하다. 누구보다 빨리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 이호준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셨는데 승부 근성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 내년 시즌 유쾌한 분위기에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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