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에 오른 KS인데…부상으로 더 아쉬웠던 강민호의 첫 도전
PO 4차전 결승포로 돋보였으나 KS선 부진
네 번째 우승 도전한 박병호도 쓸쓸한 마무리
- 문대현 기자
(광주=뉴스1) 문대현 기자 = 우승이 간절했던 베테랑 포수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가 고개를 숙였다. 데뷔 21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도전이었지만, 승리의 신은 그를 외면했다.
삼성은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5-7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최종 전적 1승4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4년에 이어 10년 만에 우승의 꿈을 키웠으나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에는 우승이 간절한 사람이 많았다. '굴비즈'로 불리는 2000년대생 이재현, 김영웅, 김지찬, 김현준에서부터 어느덧 베테랑이 된 '원클럽맨' 구자욱도 첫 반지를 원했다.
그중에서도 강민호의 감정은 남달랐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강민호는 통산 2369경기로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 포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 때문에 강민호는 올 시즌 내내 "한국시리즈 냄새라도 맡고 싶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그 의지는 고비 때 빛났다.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서 선발로 마스크를 쓴 강민호는 4차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 LG 트윈스가 믿는 좌완 손주영을 상대로 솔로포를 쳤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삼성이 1-0으로 이기면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그토록 바라던 한국시리즈를 자신이 직접 이끈 셈이다.
강민호는 내친김에 우승까지 노렸다. 물론 대다수가 KIA의 전력 우위를 점쳤지만, 강민호는 "잃을 게 없으니 후회 없이 싸우겠다"며 당당히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정작 한국시리즈 들어 활약은 저조했다. 수비에서는 적절한 리드로 투수진을 잘 이끌었으나, 공격에서 타율 0.154(13타수 2안타)에 그쳤다.
3차전과 4차전 타점 찬스에서는 번번이 땅볼로 물러났다. 체력적인 부담 탓인지 1루로 전력 질주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반등이 필요했던 5차전에서는 다리의 불편함으로 아예 선발에서 빠졌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몸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강민호는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구자욱, 원태인과 함께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파이팅을 외쳤으나 KIA가 축포를 터트리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하필 이날 선발 포수로 나선 이병헌이 여러 차례 바운드 포구에 불안함을 보이면서 강민호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또 다른 삼성의 베테랑 박병호(38)도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는 2014년, 2019년(이상 히어로즈), 2023년(KT 위즈) 총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러나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는 KT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직접 방출 요청을 한 끝에 5월 28일 오재일과 1대1 트레이드로 삼성에 합류했다.
심적 부담을 털어낸 박병호는 삼성 이적 후에만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율 0.231(350타수 81안타) 23홈런 70타점으로 마쳤다. 타율은 낮았지만, 대구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4경기 타율 0.231(13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솔로포를 치며 승리에 기여했지만, 이후 다시 침묵했고 결국 네 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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