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선, 5일 전과 달랐다…원태인 무너뜨린 인내심과 집요함[KS4]

(대구=뉴스1) 이재상 기자 = 한국시리즈 1차전과는 180도 달랐다. KIA 타이거즈 타자들이 '푸른피 에이스' 원태인(삼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조기 강판시켰다.

KIA는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 중인 2024 신한SOL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3회까지 7-0으로 앞서고 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KIA가 앞서고 있는 가운데, 이날 경기는 양 팀 에이스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KIA는 우완 크리스 네일, 삼성도 간판 원태인이 선발로 나왔다. 둘은 나란히 지난 21일 한국시리즈에 선발 등판해 잘 던졌다. 네일은 5이닝 1피홈런 1실점, 원태인은 무실점의 호투를 했다.

하지만 5일 전 원태인의 투구에 눌려 고전했던 KIA 타선은 이날은 다른 결과를 냈다. 경기 초반부터 끈질긴 커트 등으로 인해 원태인의 투구 수를 늘린 것이 적중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찬호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끝에 2루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2번 김선빈도 파울만 7개를 치는 등 끈질긴 커트로 원태인을 괴롭혔다. 김선빈은 원태인의 10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쳤다.

KIA는 1사 1,2루에서 나성범의 2루 땅볼로 선취점을 냈다. 5번 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집요하게 원태인을 물고 늘어졌다. 원태인은 1회 1실점밖에 하지 않았으나 투구 수가 32개나 됐다.

KIA는 2회에도 선두타자 이창진이 원태인에게 중전 안타를 때리는 등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8번 변우혁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8구까지 갔고, 9번 김태군도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KIA 타자들은 원태인의 변화구를 커트해 내며 최대한 투구 수를 늘렸다.

원태인은 2회에 이미 투구 수가 55개에 달했다. 1차전에서 5회까지 66개 밖에 던지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랐다.

집요했던 KIA 타선은 결국 3회 원태인을 무너뜨렸다.

선두타자 김선빈이 좌익수 방면 안타로 출루했고, 곧바로 3번 김도영이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정대현 삼성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한번 불붙은 KIA 타자들의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4번 나성범, 5번 소크라테스의 연속 안타로 3-0이 되자 삼성 벤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전 "최대한 원태인이 많은 공을 던지게 할 것"이라고 했던 박진만 감독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KIA는 최원준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이번에도 7번 이창진이 3볼 2스트라이크에서 원태인의 슬라이더를 참아내며 볼넷을 골라냈다. 결국 1사 만루가 되자 삼성도 원태인을 내리고 송은범으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에이스를 빨리 강판시킨 KIA는 삼성 우완 불펜 송은범을 상대로 장타를 뽑아냈다. 김태군이 2사 만루에서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것. 이번 시리즈에 나온 김태군의 첫 홈런이었다.

1차전에서 원태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KIA는 정확히 5일 만에 이를 되갚아주며 다른 결과를 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