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타수 무안타 끊어낸 '솔로포' 박병호 "필요할 때 나와 다행"[KS3]
부진 털어내며 4-2 승 일조…2연패 뒤 반격
"라팍에서의 홈런, 앞으로도 팀에 자신감"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거포 박병호(38)가 길었던 11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끊어내고 한국시리즈 첫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홈에서 홈런을 치며 승리를 견인한 그는 "침체가 길어서 압박이 됐는데 점수가 필요할 때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SOL뱅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IA 타이거즈와의 3차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앞선 1,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그는 이날도 두 번째 타석까지 병살타,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침묵하던 그는 3-1로 앞서던 7회말 결정적인 한방을 때려냈다.
KIA 우완 불펜 전상현의 초구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박병호의 달아나는 홈런 덕분에 삼성은 KIA를 4-2로 제압하고 2연패 뒤 안방서 첫 승을 올렸다.
경기 후 박병호는 "원정에서 2패하고 돌아와 침체될 수 있었는데 다행히 이겼다. 내일도 좋은 에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7회 홈런을 돌아본 그는 "광주에서도 타격감이 괜찮았는데 침체가 길었다"면서 "좋은 감이더라도 (부진이) 길어지면 스스로 압박이 된다. 점수가 필요할 때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전 스태프와 많은 대화를 했던 그는 "마음을 편하게 투수가 던지는 공을 앞에 두고 친다는 생각으로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라는 주문을 받았고, 그렇게 연습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뛰면서 타구를 보니 (우익수)나성범 선수가 돌아서더라"며 "넘어갔다는 것을 느꼈다. 그나마 유일하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베테랑의 홈런에 기쁨을 나타냈다. 박 감독은 "슬럼프가 있을 때 빗맞은 안타나 홈런이 나오면 타격 밸런스가 좋아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쳐줬으면 한다"고 독려했다.
박병호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계속)안 좋은 모습이 나와서 홈런을 치고 돌면서 안도했다"며 "더그아웃 왔을 때 다른 선수들이 더 기뻐해줬다.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는데 선수들에게 오히려 고맙다. 같이 응원해주고 한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 와 닿았다"고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인 박병호는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라팍에서 플레이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중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그는 대구에서 치른 39게임에서 14개의 홈런을 치며 반등할 수 있었다. 올 시즌 총 2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는 "(라팍은) 모든 투수들이 타자의 한방을 조심해야 하는 구장이고, 타자들 입장에서는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하더라도 따라갈 수 있다 생각할 수 있는 야구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 선수들이 올해 보여준 팀 컬러가 장타로 점수를 뽑는 것인데, 선수들 모두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홈런이 나오면 생각도 달라진다. (홈런이) 남은 경기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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