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강판' 삼성 원태인 "내일 또 던질 수 있어…다 바칠 것"[KS]
1차전 5이닝 무실점 호투 중 우천으로 강판
"삼성이 불리하다는 평가, 이번에도 뒤집겠다"
- 서장원 기자
(광주=뉴스1) 서장원 기자 =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에게 10월 21일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은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날이 됐다.
프로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에서 굉장히 잘 던지고 있었는데 그 경기가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는 진귀한 경험이 더해졌다.
원태인은 이날 5이닝까지 66구만 던지며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고 최소 6이닝,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원태인의 공은 좋았다.
그러나 하늘이 원태인의 투구를 가로막았고, 아쉬움 속에 생애 첫 KS 등판을 마감해야만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원태인이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는데 (일찍 내려와) 아쉽다"고 말했다.
22일 만난 원태인은 "정말 아쉬웠다. 컨디션도 너무 좋았고, 피칭도 내 생각대로 잘 되고 있었다. 내 야구 인생에서 기억될 만한 피칭을 할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는데 그렇게 끝나서 아쉬움이 컸다"고 전날 등판을 돌아봤다.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순간까지도 변수의 연속이었다. 비로 인해 경기가 66분이나 지연 개시됐다. 정상적인 경기 시작 시각인 6시 30분에 맞춰 몸을 풀고 들어가는 선발 투수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경기 시작 이후에도 비가 계속 내리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원태인은 "5시 반쯤에 몸 풀러 나갔는데, 경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2시간 가까이 밖에서 몸을 만들었다"면서 "야구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했는데, 다행히 계속 움직이면서 몸이 안 식도록 준비했던 게 호투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강제 강판의 아쉬움은 남았지만 팀 입장에선 전화위복이 됐다. 22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휴식 기간이 하루 늘어났고, 1차전에서 적은 공을 던진 원태인은 26일 대구에서 예정된 4차전 등판이 가능해졌다. 박 감독도 원태인의 4차전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태인은 "당장 내일 6회부터 다시 던지라고 해도 던질 준비가 돼 있다. 포스트시즌에 모든 걸 바치기 위해 정규 시즌 단독 다승왕도 포기했다. 그만큼 어떤 상황에서든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승부가 7차전까지 갈 경우 원태인이 3일 휴식 후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원태인은 이에 대해서도 "4차전 이후 7차전도 당연히 선발 등판할 수 있다. 불펜 대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 몸이 좋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이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23일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을 연달아 치른다. 플레이오프(PO)에서도 두 번의 우천 취소 악재를 극복하고 승리를 따낸 만큼 KS에도 충분히 이길 것이란 자신감이 충만하다.
원태인은 "좋은 흐름에서 끊겨 아쉬웠지만, 하루 더 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 불펜진이 PO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막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저희는 불리하다는 평가를 뒤집고 여기에 왔다. 늘 그래왔듯 모든 평가를 뒤집을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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