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최다 1위, 삼성은 최소 1위…경기 흐름 좌우할 '실책'[KS]

KIA, 정규시즌 실책 146개…'MVP 후보' 김도영 30실책
삼성은 81개 불과…이재현-김영웅 등 젊은 야수도 든든

정규시즌 수비가 불안했던 1위 KIA 타이거즈.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31년 만에 '영호남 라이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는 한국시리즈는 예상 못했던 지점에서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바로 '실책'이다.

KIA와 삼성은 21일 오후 6시30분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격돌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최종 우승 확률은 72.5%(29/40, 1982년 무승부 제외, 1985년 KS 미개최)다. 그만큼 중요한 승부다.

일단 배경은 여러모로 KIA에 유리해 보인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부상 등의 이탈자도 딱히 없다.

게다 KIA는 정규시즌 팀 타율(0.301)과 팀 평균자책점(4.40)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투타 전력이 탄탄하다.

1-2위 맞대결에서 늘 강한 면모를 보인 덕에 상위권 팀을 상대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강점도 있다. KIA는 삼성에 12승4패, LG엔 13승3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팀 실책 1위의 KIA 타이거즈.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그런 KIA에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바로 수비다. 투수력과 타력 모두 리그 최고였지만, 수비만큼은 '리그 최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KIA는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146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한 경기 한 개 이상의 실책을 기록했다는 이야기다. KIA에 이어 두 번째로 실책이 많았던 롯데 자이언츠(123개)와도 20개 이상의 큰 차이가 난다.

정규시즌에서 최연소 30(홈런)-30(도루)을 달성하며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는 김도영은 실책도 30개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이다.

유격수 박찬호도 23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베테랑 김선빈도 10개로 두 자릿수 실책을 범했다.

중요한 상황에서의 실책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규시즌의 KIA 역시 그랬다.

실책이 엮여 실점한 경우 투수의 자책점으론 기록되지 않는다. KIA의 경우 정규시즌 실점이 759점인데, 자책점은 629점에 그쳤다. 수비 실책으로 인해 내준 점수만 130점에 달하는데, 10개 구단 중 이 수치가 100점이 넘는 유일한 팀이다.

현역 시절 최고의 수비를 자랑헀던 박진만 삼성 감독.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반면 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81개의 실책으로 최소 1위를 기록했다.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군림했던 박진만 감독의 성향이 선수들에게 제대로 투영된 모습이다.

박 감독은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강도 높고 많은 양의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했다. 그 결과 올해는 팀의 수비가 눈에 띄게 안정적으로 변모했고, 이는 삼성이 예상을 깨고 상위권에 오르는 배경이기도 했다.

삼성 역시 유격수 이재현, 3루수 김영웅 등 젊은 야수들이 여럿 내야를 지키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안하지 않은 수비가 돋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주전 유격수 이재현.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갔던 김영웅은 15개의 실책, 이재현도 11개의 실책에 그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같은 모습은 계속됐다. LG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수비 실책은 단 2개 뿐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상대의 강한 수비를 의식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전날(20일)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삼성은 워낙 수비가 강한 팀이라 대량 득점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득점 찬스가 오면 한 점씩 빼낼 수 있는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KIA에게 전반적으로 유리한 시리즈지만, 업셋을 노리는 삼성이 틈을 찾을 수 있는 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수비 싸움'이다.

모든 분야가 탄탄하지만 수비만큼은 불안했던 KIA, 반대로 탄탄한 수비를 중심으로 순위를 끌어올린 삼성. 1차전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가르는 '실책'이 나올지 지켜볼 만하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