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서 끝난 LG의 가을야구, 결국 '불펜 불안'에 발목

지난해 29년 만에 우승, 올해 마운드 불안
마운드 손주영, 임찬규, 에르난데스의 가을 투혼은 빛나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4.10.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왕조 구축을 자신했던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결국 불펜 불안에 발목이 잡히며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다. LG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보여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호투는 빛났으나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LG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삼성 라이온즈와의 4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로써 LG는 1승3패로 삼성에 밀려 탈락했다.

2024시즌을 돌아보면 LG는 투타 모두 아쉬움이 컸다.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시즌 중 에르난데스로 교체되는 악재 속에 마운드에서 팀을 이끌 투수가 부족했다. 최원태는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약한 면모를 드러내며 고개를 숙였고, 디트릭 엔스도 13승(6패)을 수확했으나 상대를 압도하진 못했다.

무엇보다 불펜의 부진이 뼈아팠다. 고우석(마이애미)이 떠난 LG는 유영찬이 마무리를 맡아 26세이브를 올리고 베테랑 김진성이 27홀드를 수확했으나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정우영 등 기존 불펜 자원진의 부진 속에 정작 중요한 포스트시즌에는 에르난데스만 '믿을맨'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더라도 계산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 올 시즌 내내 염경엽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염 감독은 PO 4차전 탈락 후 "중간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면서 올해 어려웠고,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였다"며 "마무리 훈련부터 더 채워서 내년에는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팀 내 유일한 수확이 있다면 좌완 손주영의 발견이다.

2017년 2차 1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영은 올해 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기대 이상의 피칭을 했다. 정규시즌에도 28경기 144⅔이닝에 나와 9승10패, 평균자책점 3.79로 잘 던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으로 나선 그는 눈부신 투구로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로 견인했다. "차기 대표팀을 이끌 선발투수"라는 염 감독의 평가처럼, 그는 준수한 활약으로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LG 중간계투로 나선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4.10.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여기에 준PO 5경기에 모두 나온 에르난데스의 투혼과, 가을사나이로 변신한 토종 에이스 임찬규의 강심장도 큰 무대서 돋보였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주영이, 찬규, 에르난데스까지 3명이 많은 고생을 했다"며 "그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다시 수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타선에서는 시즌 전체로 돌아봤을 때 1루수 오스틴 딘과 외야수 홍창기 등이 자기 몫을 했다.

'출루 기계' 홍창기는 올해도 139경기에 나와 타율 0.339 176안타 5홈런 73타점 96득점으로 활약했다. 출루율은 0.447로 1위였다. 문보경도 비록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다소 아쉬웠으나 올 시즌 144경기 전 게임에 나가 타율 0.301 22홈런 101타점으로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오스틴은 올해 140경기에서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 99득점의 맹타로 내년 재계약 전망을 밝혔다. LG 선수가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올린 것이 오스틴이 최초였다.

다만 LG는 가장 중요했던 PO 무대에서 타선이 침묵하며 1승3패로 삼성에 밀렸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이 타고(투저)였다고 했는데 우리 팀은 아니었다"며 "기존 선수들의 한 단계 성장이 목표였는데 1년 동안 개선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아쉬움이 많았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우리 팀은 '빅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안 됐다"면서 "정확히 분석하고 있다. 시즌 끝났으니 미팅 통해서 남은 기간 동안 성장하는 훈련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LG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강민호가 오스틴의 삼진을 결정짓는 스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2024.10.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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