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서 또 호투 펼친 LG 임찬규…"실패 통해 달라졌다"[PO3]
5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일리 MVP…"편하게 던지려 노력"
5차전 가면 등판 대기…"나가라면 나간다, 일단 5차전 가야"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의 우완 임찬규(32)가 또 한 번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원했다. 그간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약했던 그는 이제 '가을 사나이'라 불릴 만한 '강심장'을 갖췄다.
임찬규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84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는 1-0 승리했고, 임찬규는 승리투수가 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2, 5차전에 등판해 2승을 거두고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임찬규는, 탈락 위기의 팀을 다시 구했다.
4회 2사 1,3루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고 6회 1사 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찬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는데, 한 점 차 승부에서 이길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등판할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던지려고 했다"면서 "편하게 내 공을 던지자는 생각이었는데, 수비도 많이 도와줬고 운도 많이 따랐다"고 돌아봤다.
사실 임찬규는 작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약했다. 6경기에 등판해 9⅔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은 6.50이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도 4차전에 등판해 3⅔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6피안타 3볼넷으로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⅓이닝 2실점(1자책), 5차전에선 6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경기에선 5⅓이닝 무실점의 완벽투였다.
3경기 3승에 평균자책점은 1.08. LG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완벽한 '승리 카드'가 됐다.
임찬규는 이에 대해 "실패를 거듭하면서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침착함을 가지는 것 자체가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작년 한국시리즈를 하기 전 실패를 돌아본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3차전에서 팀을 구한 임찬규는, 5차전까지 갈 경우 다시 등판을 대기한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5차전에선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고 예고했다.
임찬규는 "나는 어릴 때부터 나가라면 나간다는 마인드"라면서 "일단 4차전에 (디트릭) 엔스가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5차전까지 간다면 잘 쉬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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