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서 또 호투 펼친 LG 임찬규…"실패 통해 달라졌다"[PO3]

5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일리 MVP…"편하게 던지려 노력"
5차전 가면 등판 대기…"나가라면 나간다, 일단 5차전 가야"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LG 임찬규가 마운드를 내려가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의 우완 임찬규(32)가 또 한 번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원했다. 그간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약했던 그는 이제 '가을 사나이'라 불릴 만한 '강심장'을 갖췄다.

임찬규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84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는 1-0 승리했고, 임찬규는 승리투수가 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2, 5차전에 등판해 2승을 거두고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임찬규는, 탈락 위기의 팀을 다시 구했다.

4회 2사 1,3루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고 6회 1사 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까지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찬규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는데, 한 점 차 승부에서 이길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등판할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던지려고 했다"면서 "편하게 내 공을 던지자는 생각이었는데, 수비도 많이 도와줬고 운도 많이 따랐다"고 돌아봤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오늘의 MVP 수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사실 임찬규는 작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약했다. 6경기에 등판해 9⅔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은 6.50이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도 4차전에 등판해 3⅔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6피안타 3볼넷으로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⅓이닝 2실점(1자책), 5차전에선 6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경기에선 5⅓이닝 무실점의 완벽투였다.

3경기 3승에 평균자책점은 1.08. LG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완벽한 '승리 카드'가 됐다.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6회초 교체되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임찬규는 이에 대해 "실패를 거듭하면서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저 침착함을 가지는 것 자체가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작년 한국시리즈를 하기 전 실패를 돌아본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3차전에서 팀을 구한 임찬규는, 5차전까지 갈 경우 다시 등판을 대기한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5차전에선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고 예고했다.

임찬규는 "나는 어릴 때부터 나가라면 나간다는 마인드"라면서 "일단 4차전에 (디트릭) 엔스가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5차전까지 간다면 잘 쉬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