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않은 가을 비로 순연, 새 변수…역사만 보면 LG 유리[PO2]

밀리던 시리즈 흐름을 비로 전환한 사례 다수
염경엽 감독 "확률이 우리 쪽으로 왔다" 자신

14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우천 취소 안내문이 송출되고 있다. 2024.10.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대구=뉴스1) 문대현 기자 = 10월 초부터 시작된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도중 처음으로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됐다. 플레이오프 중인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모두 공평하게 하루의 휴식일이 생겼으나, 조금이나마 유리한 쪽은 LG로 볼 수 있다.

13일 1차전에서 삼성이 LG에 10-4 완벽한 승리로 분위기를 잡았다. 기세를 몰아 14일 2차전도 삼성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오후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경기 시작 1시간30분을 앞두고 취소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15일 오후 6시 30분 2차전이 열린다.

경기 개시 전에 취소돼 삼성은 2차전 선발 원태인 카드를 그대로 쓸 수 있게 됐다. LG는 휴식일이 부족했던 디트릭 엔스 대신 손주영으로 선발 투수를 바꿨다.

삼성 박진만·LG 염경엽 감독 모두 일단 각자의 해석 속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기쁨의 강도는 염 감독이 훨씬 높았다. 상식선에서, 여러모로 LG에 더 반가울 비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직 펼쳐지지 승부를 예측하는 가정법은 큰 의미 없지만, 만약 2차전에서 LG가 승리하면 이날의 우천 취소가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밀린 것은 총 20차례가 있었다. 그중 플레이오프는 6차례다.

과거를 보면 우천으로 인해 시리즈의 분위기가 변한 사례가 많았다.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1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차전을 먼저 내주며 어렵게 출발했다.

그러나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힘이 생겼고, 이후 역전에 성공하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연장 13회 끝에 5대4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18.11.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업셋의 주인공이었다.

SK는 정규시즌 1위 두산을 상대로 2승1패로 앞서다가 4차전이 하루 밀렸다. 충전한 SK는 4차전을 잡고 격차를 벌렸고 최종 4승2패로 우승했다.

이에 앞서 SK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했던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유사한 상황을 재현한 바 있다.

당시 정규시즌 2위였던 롯데와 2승2패로 맞섰는데 4차전을 진 상황에서 5차전이 우천으로 미뤄지며 롯데의 분위기를 잠재웠고, 결국 승리하며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과거 일부 사례들을 일반화할 순 없지만, LG는 이번에도 비가 자신들에게 행운으로 작용해 주길 바라고 있다.

염 감독은 2차전 우천 취소 후 "휴식일이 생기면서 우리의 옵션이 늘어났다. 좀 더 우리 쪽으로 확률이 높아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3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0대 4 승리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4.10.1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선발진에 고민이 있는 삼성에게도 마냥 나쁘진 않은 비다.

우천 순연 덕분에 1차전에 나왔다가 사흘 휴식 후 4차전 등판이 예정됐던 데니 레예스가 하루 더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박 감독은 이날 3차전 선발로 황동재, 4차전 레예스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1차전에서 6⅔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뽐냈던 레예스가 나흘 쉬고 등판하게 된다면 나쁠 것이 없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