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다시 만난 '염갈량'과 '강철 매직'의 흥미진진 지략 대결

2014년 넥센서 감독·수석코치로 KS 준우승 합작
작년 KS서 염경엽 4승1패 우승…올해는 준PO 대결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LG 염경엽 감독이 kt 이강철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 지략 대결을 펼쳤던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과 이강철(59) KT 위즈 감독이 2024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마주한다.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이자 과거 넥센에서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는 등 인연이 많은 두 꾀돌이 지도자 중 올해의 승자는 누구일까.

LG와 KT는 5일부터 시작하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LG 문보경과 KT 강백호로 대표되는 중심타자 대결, KT 박영현과 LG 유영찬의 자존심이 걸린 마무리 대결 등 볼거리가 풍성한 매치다.

그중에서도 이슈를 모으는 요소는 사령탑의 지략 대결이다.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현역 시절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지도자로는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현 키움)에서 동생 염경엽이 '감독'으로, 형님 이강철이 '수석코치'로 같은 배를 탔다. 이들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만년 약체' 넥센을 4시즌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14년에는 구단 창단 최초로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이후 두산 베어스의 코치를 거쳐 2019년 KT의 사령탑이 된 이 감독은 2021년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이때 '강철 매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2020년을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났던 염 감독은 2023년 LG의 지휘봉을 잡았는데 곧바로 통합 우승을 일구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경기 중 다양한 전술로 상대를 교란하는 염 감독에게는 '염갈량'이라는 수식어가 존재한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지략가인 두 사람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첫 가을야구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KT는 먼저 1승을 거두고도 내리 4연패를 당하며 LG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KT로서는 LG에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셈이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의 염경엽 감독(왼쪽)과 이강철 감독(오른쪽).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거치고 힘들게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KT는 잃을 게 없는 홀가분한 승부가 될 수 있다.

타선이 와일드카드 1~2차전에서 5점밖에 내지 못했지만 선발과 불펜이 경기를 치를수록 견고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이 감독은 5일 1차전 선발로 고영표를 예고했다. 고영표는 1일 5위 결정전에서 18구, 3일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14구를 소화한 뒤 5일 선발로 나선다.

등판 간격이 짧은 것이 우려되지만, 많은 공을 던지지는 않은 만큼 이 감독은 고영표 선발 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포스트시즌을 구상한 염 감독은 디트릭 엔스로 맞선다. 엔스는 30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KT를 상대로는 2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현시점에서 가장 믿을만한 1번 투수다.

타선에서는 출루율이 높은 홍창기가 리드오프로 나서고, 경험이 많은 김현수가 2번에서 연결고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오스틴 딘, 문보경, 오지환, 박동원으로 중심타선을 꾸려 승부를 보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는 오는 5일 잠실 구장에서 정규 시즌 3위 팀 LG 트윈스와 1차전을 치른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