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김도영 없었다면 주인공인데…아쉬움은 우승 반지로

데뷔 후 첫 3할-30홈런-100타점 커리어하이
3년 만에 가을야구, "우승 위해 최선 다할 것"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주자없는 상황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중견수 뒤편 담장 넘어가는 1점홈런을 친 뒤 선발투수 원태인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4.9.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2위를 기록했던 2021시즌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가을 무대에 오른다.

삼성 돌풍의 중심에는 주장 구자욱(31)이 있다. 올해로 프로 13년 차인 구자욱은 타율, 홈런, 타점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남은 목표는 우승이다.

2022년과 2023년 연속해서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삼성은 올 시즌 전 5강 후보로 지목되지 못했다. 임창민, 김재윤 등 수준급 계투진이 영입됐지만, 타선의 활약이 미지수였다.

이런 분위기 탓에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MC들로부터 우승 공약에 대한 질문도 받지 못했다.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KT 위즈 등 '3강' 후보와 나머지 몇 팀에만 관련 질문이 갔다.

당시 박진만 감독, 원태인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던 구자욱은 크게 자존심이 상했다. 반대로 꼭 좋은 성적을 내서 평가를 뒤집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초반 성적은 좋지 못했다. 힘이 들어갔는지 3월 8경기에서 타율 0.200에 그쳤다. 그러나 4월부터 달라졌다. 구자욱은 4월에만 타율 0.380 4홈런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덕분에 3월을 8위로 마쳤던 삼성은 4월 30일 3위까지 올랐다. 구자욱은 전반기를 치르면서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큰 슬럼프는 없었다.

전반기 성적은 타율 0.310(323타수 100안타) 17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5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후반기 성적은 더욱 놀랍다. 8월 한 달간 타율 0.393 4홈런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9월에는 월간 5할을 넘겼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주자없는 상황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중견수 뒤편 담장 넘어가는 1점홈런을 치고 있다. 2024.9.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 과정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한 시즌 30홈런을 달성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개인 최다 타점도 경신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활약이다.

KIA 타이거즈의 3년 차 내야수 김도영(21)이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 30홈런-30도루, 최연소 타율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등 큰 기록으로 이슈를 독차지했지만, 구자욱이 내는 성적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팀과 개인 성적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구자욱의 남은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삼성 왕조의 마지막 멤버였던 구자욱은 예상외로 우승 반지가 없다.

2012년 입단 후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휩쓸던 2014년까지는 2군에 머물렀고, 1군 데뷔 해였던 2015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졌다. 2021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두산에 패했다.

차분히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구자욱은 3년 만에 나서는 가을 무대에서 제대로 한 번 일을 내겠다는 각오다.

구자욱은 "시즌 전 많은 이들이 삼성을 하위권으로 보면서 이를 갈았던 게 사실이다. 성적으로 예측을 뒤바꿀 수 있어서 좋다"며 "삼성의 우승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주자없는 상황 삼성 3번타자 구자욱이 중견수 뒤편 담장 넘어가는 1점홈런을 친 뒤 홈으로 달리고 있다. 2024.9.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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