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선수까지 부상으로 아웃…원태인 1명보다 못한 두산 외인 투수들
시라카와도 시즌 마감, 올해 외인 4명이 겨우 13승
최다승 브랜든도 개점 휴업 중…불안한 가을야구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해도 너무 한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외국인 투수까지 부상으로 시즌이 끝났다. 이쯤 되면 '외국인 투수 잔혹사'다. 올해 투산의 외국인 투수들이 거둔 승리는 모두 합쳐 단 13승에 불과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13승)이 올린 승리와 같다.
두산은 전날(27일) 시라카와 게이쇼를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라카와가 23일 등판 후 우측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면서 "26일 자기공명영상(MRI) 등 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아 잔여 시즌 등판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시라카와는 브랜든 와델의 대체 선수로 6주 계약을 맺으며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브랜든의 부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15일 연장 계약을 했는데, 그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해 신인 김택연의 고졸루키 최다 세이브, 조수행의 베어스 소속 최다 도루 등 호재도 많은 두산이지만 외국인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이 나온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상은 부진을 넘어 끔찍할 정도다. 두산은 올 시즌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팔꿈치 부상 여파로 12경기 64⅓이닝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76으로 부진했고 7월 초 떠났다. 브랜든이 그나마 팀 내 외인 투수 중 가장 많은 7승(4패)을 올렸으나 6월 23일 삼성전 이후 어깨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알칸타라 이후 합류해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조던 발라조빅은 7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 중이며, 두산을 떠나게 된 시라카와는 2승(4패)에 그쳤다.
단순히 승운이 없는 게 아니라 내용도 좋지 않다. 용병의 경우 승수가 적어도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다른 팀들이 힘든 마운드 사정에도 외인 투수들이 기본 이닝을 소화하지만, 두산은 반대다. 이로 인해 불펜의 과부하가 생기고 있다.
부진한 선발 마운드에도 불펜의 힘으로 힘겹게 4위에 버티고 있으나 불안함을 지울 수 없다.
이병헌(6승 18홀드), 김택연(3승2패 4홀드 17세이브) 등 어린 선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시즌 막판까지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정작 중요한 순간에 힘을 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프로 3년 차인 이병헌은 벌써 68경기에 나왔고 신인 김택연도 54경기에서 57⅓이닝을 던졌다.
외국인 투수들의 끝없는 부진 속에 '가을야구'를 노리는 두산이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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