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폭발적 관중 증가…프로야구, '2030 女心' 잡았다
짱구·잔망루피 등 다양한 컬래버 마케팅 성공
순위 경쟁도 더해져 천만 관중 달성 긍정적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폭염을 넘어선 2024시즌 프로야구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18일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847만 5664명)을 작성했고, 900만 관중을 넘어 사상 첫 1000만 관중까지 바라본다.
폭발적인 관중 증가의 배경에는 '2030(20~30대)' 여성 팬들의 증가가 결정적이었다. 각 구단이 젊은 팬층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18일 전국 5개 구장에 9만 1527명의 관중이 몰려 누적 관중 847만 5664명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720경기 동안 종전 최다인 840만 688명을 동원했는데 올해는 573경기 만에 이 기록을 넘어섰다. 경기 당 평균 관중 숫자는 1만 4792명.
뜨거운 인기 속에 구단 자체 신기록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는 홈(1만 2000석) 17경기 연속 매진, 시즌 최다 경기 매진 등 홈 60경기 중 41경기를 만원 관중(종전 1995시즌 삼성 36경기)으로 채웠다. 삼성 라이온즈는 팀 창단 이후 최초로 홈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폭염이라는 악재를 이겨낸 결과라 더욱 놀랍다.
정규리그의 약 80%만 소화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900만 관중은 물론, 사상 첫 1000만 관중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산술적으로 1063만명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게 된 배경으로는 젊은 20~30대 여성 관중의 증가가 결정적이다.
KBO가 지난달 열린 올스타전 티켓 구매자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20대 여성이 39.6%, 30대 여성이 19.1%를 기록하는 등 여성 관중이 68.8%로 남성(31.2%)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가장 먼저 100만 관중을 돌파한 두산 베어스에 따르면 전체 관중 중에서 20대(43.3%)와 30대(22.8%) 팬들의 비중이 66.1%에 달했다. 40대(16.4%), 10대(10.3%)보다 젊은 세대들이 야구에 열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4시즌 15차례 이상 야구장을 찾았다는 20대 한화 팬 박주은 씨(27)는 "친구들과 함께 야구장에 가서 응원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며 "다양한 먹거리도 많고 재미있다. 해가 지고 나면 생각보다 덥지 않다"고 말했다.
이른바 '2030 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각 구단의 마케팅도 빛을 봤다.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하는 20대 여성 등 젊은 야구팬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됐다.
두산의 '망그러진 곰', 롯데 자이언츠의 '짱구'와 '에스더버니', LG 트윈스의 '잔망루피' 등은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두산 관계자는 "구단마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하기 위해 앞다퉈 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다"며 "특히 20~30대 팬들을 위한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팬들이 원하는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포토존 등을 운영하고, 인기 있는 캐릭터와 협업을 진행한 것도 호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 등 악재 속에도 프로야구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며 당분간 흥행 돌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alexe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