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최소경기 30-30…KIA 김도영, MVP 8부 능선 넘었다

7경기 침묵 끝에 대기록…24년 만의 토종 30-30 위업
3년 차 대폭발, KIA도 1위…MVP 레이스 경쟁자 없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친 뒤 홈으로 향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오랜 기다림 끝에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최연소, 최소 경기라는 타이틀까지 더한 그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재확인했다.

김도영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홈런과 도루를 각각 한 개씩 추가한 김도영은 시즌 30홈런, 34도루를 기록해 30-30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이전까지 7경기 연속 무홈런으로 아쉬움을 삼키다 드디어 갈증을 해소했다.

30-30은 프로야구에서 '호타준족'의 상징과도 같은 기록이다. 홈런타자는 발이 느리고, 발 빠른 타자는 '똑딱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낼 수 있는 가치 있는 타자이기 때문이다.

43시즌째를 맞는 KBO리그에서 이 기록을 달성한 건 김도영 이전에도 8번밖에 없었다.

1996년 박재홍(30홈런-36도루), 1997년 이종범(30홈런-64도루), 1998년 박재홍(30홈런-43도루), 1999년 홍현우(34홈런-31도루), 이병규(30홈런-31도루), 제이 데이비스(30홈런-35도루), 2000년 박재홍(32홈런-30도루), 2015년 에릭 테임즈(47홈런-40도루) 등 프로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만 달성했다.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4.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990년대 후반 급격히 많아졌다가 2001년 이후론 맥이 끊겼는데, 2015년 테임즈의 40-40 이후 9년 만에 김도영이 다시 재현했다. 토종 선수로 국한하면 2000년 박재홍 이후 무려 24년 만의 대업이다.

아울러 김도영은 만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30-30 달성의 대기록까지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6년 프로야구 최초의 30-30 달성자인 박재홍이 루키 시절 기록한 만 22세 11개월 27일이었다.

1990년대 타이거즈의 상징과도 같은 이종범도 4년 차 시즌에야 이 기록을 달성했는데, 김도영은 고졸의 신분으로 3년 차에 30-30 고지를 밟았다.

또한 역대 최소 경기 30-30 신기록도 세웠다. 김도영 직전에 기록을 세웠던 테임즈가 112경기 만에 30-30을 채웠지만, 김도영은 그보다 한 경기 적은 111경기에 30-30을 완성했다. 여러모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김도영이다.

30-30을 달성한 김도영은 MVP 8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기 종료 시점부터 이미 강력한 MVP 후보로 꼽혔지만, 30-30 달성으로 더욱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5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 2024.8.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도영은 3년 차 시즌인 올해 현재까지 0.347의 타율에 30홈런 84타점 34도루 109득점, 출루율 0.419, 장타율 0.640 등을 기록 중이다. 타격 3위, 홈런 2위, 타점 8위, 도루 5위, 출루율 4위 등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리그 1위를 달리는 부문은 득점과 장타율로, 크게 주목받는 부분은 아니다.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올라와 있음에도 '타이틀'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연소, 최소 경기 30-30을 달성하면서 더 이상 타이틀을 거론하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올 시즌 리그에서 김도영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보여준 이가 거의 없기에, MVP 레이스는 사실상 김도영의 독주 체제다.

더구나 소속팀 KIA 역시 꾸준히 선두를 지키고 있어, 2017년 이후 7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우승팀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에게 MVP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이 또한 희귀한 일일 수밖에 없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