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 차 못 지킨 KIA, 빈손으로 끝난 부산 3연전…'거인 징크스' 길어지나

올 시즌 롯데전 3승1무7패 열세…6월만 1무5패
선두 자리는 지켜…홈에서 '꼴찌' 키움과 격돌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3점 차의 리드를 못 지켰던 충격 때문일까. 선두 KIA 타이거즈가 8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결국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KIA는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11로 패했다.

이로써 KIA는 25~27일 열린 주중 3연전에서 1무2패에 그쳤다. 하위권 팀과의 맞대결이었는데 1승도 올리지 못했으니 아쉬움이 크다.

특히 충격이 큰 것은 3연전 첫 경기에서 기록한 '1무'다. 스윕패를 면하게 해준 경기이지만, 사실 KIA 입장에선 반드시 이겼어야 하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KIA는 4회초까지 14-1로 크게 앞섰다. 롯데 선발 나균안이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1⅔이닝 8실점을 했고, 뒤이어 올라온 투수도 루키 현도훈이었다. 한 주의 첫 경기였기에 롯데 입장에서도 무리하게 투수를 소모하기보다는 빠르게 포기한 뒤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것이 나아보였다.

게다 KIA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었다. 5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 이날 경기 전까지도 2.26으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인 투수였다. 13점 차의 리드를 빼앗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실제 포털 사이트 '네이버' 중계의 실시간 승리 확률에서, KIA가 14-1까지 벌린 4회초 한때 승률이 99.8%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그 경기를 잡지 못했다. 네일이 4회말 수비 실책에 흔들린 뒤 대거 6실점했고, 5회 추가 2실점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이후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지만 결국 7회 역전을 허용했고 8회초 간신히 동점을 만든 뒤 12회 연장 혈투 끝에 거둔 무승부였다.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양 팀 다 소모가 큰 경기였지만, 13점 차의 리드를 승리로 이끌지 못한 KIA의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26일 경기에서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뒤집기 패배를 당했다. 선발 캠 알드레드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4-2로 앞섰는데 7회 3실점, 8회 1실점을 하며 4-6으로 역전패했다.

연이틀 리드를 잡지 못한 뒤 치른 27일 경기에선 선발 윤영철이 무너지며 손쉽게 경기를 내줬다.

KIA는 올 시즌 유독 롯데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11번 맞대결이 있었는데 3승1무7패다. 그나마 3승 중 2승은 시즌 초반인 3월에 만난 3연전(1경기 우천취소)에서 거둔 것으로, 이후 9번의 맞대결에선 1승밖에 올리지 못한 셈이다.

특히 KIA는 이달 초에도 롯데와의 홈 3연전을 치렀는데 이때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이 여파로 오랫동안 지켜왔던 선두 자리를 잠시 내주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 /뉴스1 DB ⓒ News1 윤일지 기자

롯데의 빅터 레이예스(0.395), 황성빈(0.390), 이정훈(0.389), 나승엽(0.333), 윤동희(0.302) 등이 KIA만 만나면 힘을 내는 모양새다. 롯데의 KIA전 팀 타율은 0.307로 유일하게 3할을 넘는다.

그나마 이번 3연전에선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등이 물고 물리며 혼전을 펼친 덕이다.

주말 3연전 일정도 꼴찌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으로 수월한 편이다. KIA는 올 시즌 키움을 상대로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한다면 롯데와의 3연전 충격의 여파가 길게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KIA 입장에선 롯데와의 경기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직 시즌은 길고, 롯데와의 맞대결은 5차례 더 남아있다. 특정 팀을 상대로 한 '징크스'가 길어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