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잡는 삼성, SSG 두들기는 NC…'편식' 없는 KIA 김도영[프로야구인사이트]
삼성, 두산 상대 8승1패…주말 3연전 독식하며 2위 도약
NC, SSG에 7승1패…KIA 김도영 연일 맹타로 20-20 달성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주 프로야구는 '천적 관계'에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두산 베어스를 제물로 연승을 달리며 2위로 올라섰고, 하향세를 겪던 NC 다이노스는 SSG 랜더스를 잡으며 다시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24일 현재 KBO리그에서 삼성(2위)과 두산(4위), SSG(5위)와 NC(6위)는 전력에서 큰 차이가 나는 팀이 아니다. 그럼에도 맞대결만 펼치면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는 모양새다.
삼성은 지난주 SSG에 주중 첫 경기를 내줬으나 이후 내리 5연승을 달렸다. SSG 상대로는 원태인과 코너 시볼드 등 믿을 만한 선발 카드를 내세워 위닝 시리즈를 올렸고, 이후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로써 삼성은 올 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8승1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대구에서 열린 6번의 경기는 모두 승리했다.
두산 입장에선 답답하기만 하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도 5승1무6패의 호각세를 보일 정도인데, 삼성만 만나면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특히 더블헤더를 포함한 3경기를 모두 내준 지난주의 충격은 더욱 컸다. 두산은 3경기 연속 4득점씩만 기록했고,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다가 뒤집히는 양상이 반복됐다. 두산이 자랑하는 홍건희, 이병헌, 정철원, 이영하 등의 필승조가 모두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마저 23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2이닝 만에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의 조기 강판은 불펜투수 소모로 이어졌고, 이어진 2차전은 선발 김동주를 길게 끌고 가려다 대패했다.
한때 2위에 올라 선두 KIA를 위협하기도 했던 두산은 3연패 충격 속 4위로 내려앉았다.
NC도 SSG만 만나면 힘이 난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선 2승1패로 '싹쓸이'엔 실패했지만, 이 1패가 올 시즌 SSG에 당한 유일한 패배였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이 7승1패로 압도적 우위다.
NC의 경우 타자들이 유독 힘을 낸다. SSG전 상대 팀타율이 0.340에 이르는 데, 다른 팀을 상대론 3할을 넘는 사례가 없다.
박민우(0.500), 박건우(0.478), 손아섭(0.382) 등 경기에 매일 나오는 주전 선수들이 모두 SSG만 만나면 불을 뿜는다. 지난 23일 경기에선 무려 18안타 8사사구로 18득점을 몰아쳤다.
22일 경기에서 NC전 시즌 첫 승을 기록한 SSG는 23일 패배의 충격이 훨씬 컸다. 4-0으로 앞서다 뒤집힌 경기였고 노경은, 조병현, 문승원, 최민준 등 불펜 핵심 전력을 모조리 쏟아붓고도 최악의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다음 주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이 우려될 정도다.
NC는 올 시즌 유독 상대 전적 '편식'이 심한 팀이기도 하다. SSG를 상대로 7승1패의 압도적 성적을 낸 반면 선두 KIA엔 1승8패, 2위 LG 트윈스에도 2승7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SSG전 승률은 현재 NC가 5할을 유지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6위 NC는 5위 SSG를 0.5게임 차로 추격하며 다시금 도약을 노리고 있다.
한편 선두 KIA는 지난주 LG와의 1-2위 매치업을 2승1패로 이끈 데 이어, 상승세의 한화 역시 2승1패로 누르며 이상적인 결과를 냈다.
특히 부진하던 나성범이 주간 0.458로 부활의 조짐을 보였고, 최형우(0.429)의 활약은 계속됐으며, 소크라테스 브리토(0.350)는 '퇴출설'을 사그라들게 했다.
여기에 김도영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지난주 0.348의 타율에 3홈런 9타점을 쓸어 담았다. 20일 LG전에서 만루포, 21일 한화전에서 2점홈런, 23일 한화전에선 류현진에게 솔로포를 때리는 등 홈런의 순도도 높았다.
3개의 홈런을 추가한 김도영은 시즌 20홈런-22도루로 전반기가 가기 전 20-20 클럽에 달성했다.
김도영 이전 전반기에 20-20을 달성한 선수는 박재홍(1996·2000), 이병규(1999), 에릭 테임즈(2015) 등 3명뿐이었으며 만 20세 8개월 21일의 나이로 20-20을 달성해 1994년 김재현(만 18세 11개월 5일)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어린 나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KIA는 올 시즌 선발 투수들의 잦은 부상 이탈로 고민이 많은데, 타선이 이를 충분히 상쇄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다 이제야 프로 3년 차에 불과한 김도영의 '대폭발'은 승패와 관계없이 팬들을 흐뭇하게 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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