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전향' 장재영의 데뷔 첫 홈런…기념구 자진 반납한 롯데팬(종합)
장재영, 타자 전향 한 달 만에 1군 등록, 9타석 만에 홈런포
키움, 홈런볼 돌려준 팬에 기념품 증정·좌석 업그레이드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장재영(22·키움 히어로즈)이 9타석 만에 1군 무대에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장재영은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9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0-2로 뒤진 3회말 첫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장재영은 2볼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의 3구째 시속 138㎞짜리 커터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25m.
장재영은 2021년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로, 입단 당시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대형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계약금이 9억 원으로 2006년 한기주(KIA·1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프로 무대에선 고질적인 제구 불안 등으로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다. 설상가상 올 시즌엔 팔꿈치 인대가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했고 결국 타자 전향의 결단을 내렸다.
장재영은 이후 2군에서 19경기에 출전, 0.232의 타율에 5홈런 13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키움은 지난 20일 장재영을 전격 1군에 콜업했다. 타자 전향 한 달 만의 일이었다.
타자 전향 후 첫 경기인 2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2루타를 때리며 신고식을 한 장재영은 이날 1군 3번째 경기, 9타석 만에 데뷔 첫 아치까지 그려내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장재영의 데뷔 첫 홈런을 지켜본 키움 동료들은 '무관심 세리머니'를 했고, 장재영은 머쓱하게 더그아웃을 오갔다. 이내 동료들의 아낌없는 축하가 이어졌고 장재영도 활짝 웃었다.
데뷔 첫 홈런이기에 홈런볼 역시 '기념구'로 의미가 있었는데, 이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장재영의 타구는 담장을 넘겼다가 외야 구조물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들아왔는데, 데뷔 첫 홈런인 줄 몰랐던 롯데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젊은 남성 팬에게 던져줬다.
그러나 이를 잡았던 롯데 팬은 그라운드 상황을 파악한 뒤 다시 돌려줬다.
통상 홈런이 된 '기념구'의 경우 이를 잡은 팬에게 회수하는 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다. 팬이 돌려주지 않고 자신이 간직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재영의 홈런볼을 잡은 롯데 팬은 자진해서 이를 돌려주면서 껄끄러운 상황이 나오지 않았다.
키움 구단도 롯데 팬에게 각종 선물을 증정하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키움은 올해 출시한 김혜성 기념 티셔츠 3벌, 지난해 제작한 이정후 티셔츠 3벌을 증정했고, 외야석에 앉았던 해당 팬의 좌석을 포수 뒤인 '로얄 다이아몬드 클럽'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해 줬다.
롯데 구단 역시 해당 팬이 원한 윤동희의 유니폼과 사인볼을 선물하기로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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