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재원 "실망시키지 않게 최선 다할 것"…베테랑 살린 김경문의 한마디
김경문 "이재원은 잘했던 선수…서운하게 끝내면 안돼"
이재원, 두산전 3안타…"감독님 응원 덕에 자신감 생겨"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에요."
프로 입단 19년 차 베테랑 포수 이재원(37·한화이글스)은 전성기 시절을 지난 프로 선수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재원은 KBO리그 정상급 포수 중 한명이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4년 69억의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이재원은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27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091(44타수 4안타)에 그쳤다. 모두 이재원의 시대는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는 한 번의 도전을 더 이어가기 위해 18년간 정들었던 팀을 떠나 한화로 이적했다.
이재원의 올 시즌 연봉은 5000만원. 전성기 시절 대비 적은 연봉에도 계약한 이유는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었던 의지가 더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 상태, 적은 출전 기회, 주변의 실망은 이재원을 위축시켰다.
그러나 한없이 떨어지던 자신감을 다시 올릴 계기가 마련됐다. 바로 지난 2일 한화 제14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경문 감독의 존재다.
김 감독은 12일 두산과의 경기전 "이재원은 야구를 잘했던 만큼 서운하게 끝내면 안 되는 선수"라며 "타격이나 송구를 보니까 이재원이 현역으로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응원을 건넸다.
새 감독의 격려 메시지는 베테랑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이재원은 두산전에 7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아울러 동갑내기 선발 류현진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이재원은 경기 후 김 감독의 한마디가 많은 힘이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나이를 먹다 보면 기대치가 떨어지다 보니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감독님이 직접 말한 것은 아니지만 인터뷰를 보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을 다잡고 감독님 실망시키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재원은 자신의 팀 내 위치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팀에 주전 포수가 있어야 기준이 서는 만큼 최재훈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며 "재훈이를 도와 둘이 시너지가 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타격에 있어서도 "오늘 안타 3개를 쳤다고 해서 좋았다고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꾸준하게 출전하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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