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년 만에 10홈런' 삼성 이성규 "20홈런? 과욕일 뿐…부상만 없길"

"헌곤이형 덕에 멘털 관리…욕심 없이 편하게"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삼성 외야수 이성규. 2024.6.6/뉴스1 ⓒ News1 문대현 기자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이성규(31)는 프로 데뷔 전 인하대 재학 시절 '명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대학야구 하계리그 우승과 함께 타격상을 받았다.

2016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으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8년 군 문제 해결을 위해 경찰 야구단에 입단한 이성규는 그 해 퓨처스(2군) 리그에서 4연타석 홈런을 치는 등 장타력을 뽐내며 31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하지만 전역 후엔 다시 부진했다. 2021년에는 발목,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었다. 2023년에는 시범경기 홈런왕에 올라 많은 기회를 받았으나, 109경기 타율 0.207 1홈런으로 빈타에 허덕였다.

그러나 계속되는 시련은 오히려 이성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이성규는 "계속 2군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생존 경쟁을 하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멘털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더 강해진 이성규는 2024시즌 다른 결과를 내고 있다. 6일까지 이번 시즌 61경기 중 58경기에 출전하며 완전한 1군 멤버로 자리 잡았다.

타율은 0.250(124타수 31안타)으로 높은 편이 아니지만 벌써 홈런을 10개를 쳤다. 장타율이 0.532에 달한다. OPS(출루율_장타율)도 0.881로 준수하다.

이성규는 2020년 98경기를 뛰면서 10홈런을 친 적이 있는데, 지금의 페이스면 20홈런까지 기대할 만하다.

이성규는 "(김)헌곤이형이나 이진영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멘털이 많이 개선됐다"며 "더 잘하려고 하기보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편하게 스윙하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만루 상황에서 삼성 이성규가 1타점 역전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4.5.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달리다 잠시 주춤할 때 '대선배' 박병호가 삼성으로 왔다. 홈런왕만 여섯 차례에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박병호는 존재만으로도 이성규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성규는 "전혀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울 게 많은 선배라 옆에서 준비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면서 "나뿐 아니라 모든 동료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록은 좋아지고 있지만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진 않고 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이 자칫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규는 "기록을 정해놓고 하면 그것만 바라보다가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매 경기 머릿속을 비우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라며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기에 제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