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박병호, 첫 경기부터 대포…홈팬 앞 화려한 신고식(종합)
'옛 친정' 키움 상대로 4타수 2안타 1홈런
삼성, 키움에 5-11 대패
- 문대현 기자
(대구=뉴스1) 문대현 기자 = 2년간 몸담았던 KT 위즈를 떠나 삼성 라이온즈로 전격 트레이드된 거포 박병호(38)가 첫 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삼성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박병호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팀이 5-11로 대패하면서 박병호의 홈런이 크게 빛 나진 못했으나 삼성 소속으로 처음 나선 경기에서 곧바로 홈런을 치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부진으로 KT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자 직접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28일 오재일과 맞트레이드 됐다. 키움, KT에 이어 KBO 세 번째 팀이었다.
삼성은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고 있어 박병호에게는 나쁘지 않은 팀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정오께 라이온즈파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팀에 둥지를 튼 박병호의 표정에는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했다. 박병호는 경기 전 "오늘은 뭔가 계속 붕 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피곤할 법도 했으나 박병호는 곧바로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KT에서 한동안 경기를 못 뛰다 이적해 경기 감각이나 자신감이 다소 떨어진 상태였으나 박진만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기량을 믿었다.
박병호는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경기를 준비했다. 하필 상대가 자신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키움이라 여러 감정이 교차했으나 "알고 지낸 선수들이 많다는 것뿐이지, 큰 의미는 없다"라며 감정을 억눌렀다.
0-1로 뒤진 2회 1사 2루에서 박병호가 타석에 등장할 때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던 빅뱅의 '뱅뱅뱅'이 흘러나왔고, 삼성 응원석에는 큰 함성이 쏟아졌다. 응원가도 그대로였다. 과거 쓰던 곡에서 구단명만 개사했다.
박병호는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을 밀어 쳐 우익수 방면으로 크게 띄웠다. 홈런에 가까운 타구였지만, 펜스 바로 앞에서 잡혔다. 비록 아웃이었지만 첫 타구부터 장타가 나오자 삼성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박병호의 진가는 두 번째 타석에서 발휘됐다.
박병호는 1-8로 격차가 벌어진 4회 선두타자로 들어섰다. 이번에도 2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헤이수스의 134㎞짜리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비거리 120m의 대형 홈런을 날렸다. 좌측 외야석 상단 계단에 떨어진 대형 홈런이었다.
지난 8일 KT 소속으로 나선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3호를 친 뒤 9경기 만에 터진 시즌 4호 홈런이었다.
박병호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처음 나선 경기에서 곧바로 홈런이 터지자, 삼성 팬들은 열광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훈련하면서도 어색한 감정을 떨치지 못했던 박병호도 이 한 방으로 긴장이 풀렸다.
박병호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8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수 강습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가며 멀티 히트로 경기를 마쳤다.
박병호는 이날 전까지 라이온즈파크에서 타율 0.301 15홈런 3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8로 좋았다. 삼성 소속으로 라이온즈파크에서 나선 첫 경기에서도 좋은 상성을 이어가며 박진만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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