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반긴 이강철 KT 감독…"하고 싶은 대로 해"
박병호와 1대1 트레이드, 삼성 떠나 KT행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했다"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강철(58) KT 위즈 감독이 새롭게 합류한 좌타 거포 오재일(37)의 한 방을 기대했다.
이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오재일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KT는 28일 밤 삼성과 1대1 트레이드를 단행, 박병호를 내주고 오재일을 영입했다. 이날 KT 선수단에 곧바로 합류한 오재일은 인사를 나눈 뒤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했다.
KT는 '만년 유망주' 문상철이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뒤를 받쳐줄 선수가 필요했다. 여기에 타선에는 좌타 거포가 부족하다. KT로선 1루 수비가 출중한 데다 KBO리그 통산 207홈런을 기록한 오재일의 합류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어차피 우리는 (주전 1루수로) 문상철이 있다는 걸 (오)재일이도 알고 있다. 잘 도와달라고 했다"며 "혼자서 다 할 수가 없다. 문상철이 풀시즌을 한 번도 안 했기 때문에 그 뒤를 받쳐줄 선수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일이가 잘 맞아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좌타자라서 상대 투수에 맞춰 내보낼 수 있는 만큼 (오재일을) 잘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재일이에게 '마음 편하게 하라. 나도 네 스타일을 아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격려했다"며 "우리는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한데, 재일은 큰 거를 때릴 수 있는 선수이지 않은가. 만루 찬스에 걸리면 정말 무서운 타자다. 수비도 워낙 잘하기 때문에 상철이와 같이 시즌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재일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 원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가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올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계약을 노리는 오재일로선 이번 이적이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그는 삼성 소속으로 뛴 마지막 10경기에서 타율 0.304에 홈런 2개를 때리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우리는 홈런 타자가 2~3명밖에 없다. 재일이가 잘 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재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라면서 "조금 이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오재일이 어느 정도 모습만 보이면 내년에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새로운 출발선에 선 박병호의 앞날을 축복해주기도 했다. 그는 "병호에게 '삼성에 가서 잘하길 바라고, 재일이도 와서 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서로에게 좋은 트레이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우리와 할 때는 좀 못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고 싶었지만 안 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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