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선수협회장 " '오재원 사건'은 명백한 선배 잘못…반인륜적 행동"
"프로 선수들 유혹에 노출되기 쉬워…가족·동료 떠올리길"
"선배 요청 거절 어렵다면 선수협에 도움 요청하기를"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김현수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LG 트윈스)이 전 두산 베어스 오재원의 약물 대리처방 사건과 관련해,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두산 베어스 소속 선수 8명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복용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야구 선수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김 회장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선배라는 위치를 이용해 후배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강요한 사건"이라며 "아울러 후배들이 요구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등의 보복행위까지 벌인 반인륜적인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한국 사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불법적인 행위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 프로선수인 우리는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며 "그럴 때마다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혼자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면 선수협을 포함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번 사건이 선배의 강압에 의해 후배들이 옳지 않은 일을 한 사건이라며 프로야구 내 아직 남아있는 불필요한 위계질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도 위계질서라는 말 아래 선배가 후배를 존중하지 않고 선을 넘어서는 요구를 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며 "이런 문화가 없어지도록 더 많이 변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은 아직도 선배들의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거절하기 힘들다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인 선수협회에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선수협회는 2022년부터 선수 정보시스템을 통해 선수 고충 처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신고한 선수 본인과 협회의 사무총장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비공개 프로그램이다.
협회는 또한 고문변호사님을 통해 법적으로도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김 회장은 "후배들이 선수협회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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