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연수' 김원형 전 감독 "낯설지만 설레…직책 연연하지 않아"
1월 단국대 캠프 지도 후 일본행, 1년간 연수
김성근 감독 도움으로 소프트뱅크 코치 등록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년 전 SSG 랜더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룬 김원형 전 감독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육성군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했다. 김 감독은 'KBO 우승 감독'이라는 직책을 잠시 내려두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배움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김원형 전 감독은 1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프로야구에만 몸담아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 야구를 경험하고 싶었는데 김성근 감독님의 도움으로 소프트뱅크로 출퇴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지난해 SSG를 이끌고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를 당해 조기에 '가을 야구'를 마쳤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2022년 통합 우승, 2023년 정규리그 3위면 나쁜 성적이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구단은 얼마 뒤 그에게 일방적으로 경질 통보를 했다.
충격적인 통보를 받은 김 전 감독은 한동안 자택에 머물며 지친 심신을 달랬다.
그러다 지난 1월 단국대학교 야구부를 이끄는 김유진 감독의 권유로 단국대 대만 캠프에서 3주 정도 대학생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 기간 야구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난 김 전 감독은 배움에 대한 열망을 느꼈다.
이때 김 전 감독이 떠올린 인물은 김성근 전 감독이었다. 이들은 쌍방울 레이더스, SK 와이번스(현 SSG)에서 함께한 사제지간이다. 김원형 전 감독은 김성근 감독에게 소프트뱅크 코치 자리를 문의했고, 스승의 추천으로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그는 "배움을 위해 가족을 두고 지난주 혼자 일본으로 왔다. 통역, 집 등 모든 것을 자비를 들여 마련했다"며 "처음 하는 해외 생활에 어려움도 느끼지만 각오를 단단히 하고 1년간 많은 것을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8시까지 후쿠오카현 지쿠고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2군, 3군 훈련장 베이스볼파크로 출근해 9시부터 코치진 미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후 9시20분 선수단 미팅으로 컨디션을 체크하고 30분부터 웜 업으로 오전 훈련을 시작한다.
김 전 감독은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9일부터다. 아직 얼마 안 됐지만 일본 야구에서는 기술적인 투자가 엄청나다는 것을 느낀다"며 "트랙맨 등 한국에서 쓰는 장비들은 비슷한데 트레이닝이나 전력 분석 파트에 스태프들의 수가 한국 구단과 비교할 때 매우 많더라. 그들이 선수들 한명씩 봐주는 시간이 많다 보니 선수들의 기량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승 감독에서 육성군 코치로 신분이 바뀐 것에 적응이 되느냐"는 말에 개의치 않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 전 감독은 "현장의 치열함을 선수들과 함께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떤 자리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많은 제자가 있는 SSG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SSG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5강 후보로 지목받지 못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KIA 타이거즈, NC 다이노스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김 전 감독은 "SSG는 최근 2년간 가을 야구를 경험하면서 저력이 쌓였다. 좋은 팀이다. 나는 올해도 SSG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SSG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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