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왕 출신' 하재훈, 7경기 연속 안타·OPS 0.989…중심타자로 '우뚝'
비시즌 추신수 자택서 3주 간 개인 훈련
시범경기 부진 딛고 타율 0.353 활약 중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외야수 하재훈(34)이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상승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재훈은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에 기여했다.
하재훈은 이날 안타로 3월2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7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10경기 타율은 0.353(34타수 12안타)로 팀 내 1위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89로 최정(1.234)에 이어 팀 내 2위에 올라 있을 만큼 시즌 초반 화끈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재훈은 원래 투수로 먼저 빛을 봤다. 2019년 SK 와이번스(현 SSG)에서는 세이브왕까지 올랐다. 그러다 2022년 타자로 전향했는데, 가능성은 보였으나 잠재력을 터트리진 못했다.
2022시즌 60경기 타율 0.215 6홈런에 그쳤고 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77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그해 타율은 0.303을 기록했으나 규정 타석에 크게 못 미쳤다.
자존심을 구긴 하재훈은 2023시즌 이를 꽉 깨물었다. 지난 1월10일부터 2월1일까지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추신수의 자택에서 박종훈, 박대온과 함께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텍사스에서 기술 훈련과 근력 운동을 병행한 하재훈은 스프링캠프에서도 빠르게 몸을 끌어올려 이숭용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올 시즌 새로 부임한 이 감독은 "(하)재훈이가 보기와 다르게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한다"고 평가했다.
시범경기에서는 좋지 않았다. 21타수 1안타로 타율이 0.048에 불과했다. 그러자 겨우내 흘린 땀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조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재훈은 이 감독에게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다를 겁니다"라며 안심시켰다.
그리고 시즌에 들어가자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고 있다. 3월23~24일 롯데 자이언츠전, 2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모두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처음 선발로 나선 27일 한화전에서 2루타를 친 뒤 매 경기 안타를 추가했다.
7경기 연속 안타에 멀티 히트 이상의 경기가 3차례나 될 만큼 방망이가 매섭다.
하재훈의 활약으로 SSG는 시즌 초반 상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당초 5강 후보로 지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는 중이다.
지난 시즌 SSG는 최정, 한유섬, 기예르모 에레디아에 의존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들이 터지지 않으면 이기기 힘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하재훈이 초반부터 중심타선에서 견고하게 자리 잡으며 선배들의 부담을 덜고 있다.
이 감독은 "재훈이가 갖고 있는 자질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좋다. 재훈이의 장점을 극대화하려 한다"며 "시범경기 때 워낙 안 맞아서 걱정했지만, 정규시즌 4번 타순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캠프에서 재훈이의 준비 과정을 봤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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