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수 관리 못해"…'팀 코리아 투수 차출' 구단들, 울상

'팀 코리아 차출' 선발 투수들, '이른 개막' 겹쳐 일정 차질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미국 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 1회말 팀코리아 선발 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2024.3.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틀간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개막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팀 코리아'와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고척은 축제 분위기였다.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팀들과 대결을 펼치면서 큰 경험을 했고 팬들은 TV로만 보던 세계적인 선수들을 국내에서 볼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모두가 축제를 즐기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팀의 핵심 선발 투수들을 대표팀에 내준 사령탑들은 더 고민이 크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발 투수들은 이번 주말 개막하는 정규시즌 일정 조절이 불가피하다.

선발 투수들은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시범경기를 거치며 정규 시즌에 준하는 투구 수까지 올려야 한다. 보통 70~80구 정도인데 선발 투수들은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에 목표 투구 수를 채우며 시즌을 준비한다.

하지만 팀 코리아에 뽑힌 투수들은 개막에 앞서 목표 투구 수를 채우기 어렵다. 국가대표팀 경기 특성상 선수 개인의 투구 수를 맞춰 줄 수 없는데다 이번 시즌 개막이 예년보다 빨라 '팀 코리아' 일정을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선수들은 시범경기에 더 이상 출전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이긴 하지만 '팀 코리아'에는 한화 문동주, 삼성 원태인, 두산 곽빈, KIA 이의리 등 각 팀의 주축 선발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틀간 펼쳐진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와의 경기에 1~2이닝 나와 30~50개의 공만을 던졌다. 어린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구단 차원에서는 주축 투수들이 사실상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적은 공을 던졌다는 점에서 마냥 좋진 않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SD)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팀코리아 선발 문동주가 1회말 역투하고 있다. 2024.3.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실제 한화의 경우 팀 코리아 경기 이후 문동주의 선발 순서를 바꿨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의) 투구 수가 너무 적다"며 "50~60개를 던지면서 선발로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당초 문동주를 LG와의 개막 2연전 이후 팀의 3선발로 SSG랜더스와의 원정 3연전 중 1차전에 낼 생각이었지만 계획을 변경했다.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22일 경산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퓨처스 연습경기에 문동주를 등판시키기 위해서다.

문동주는 2군 경기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한 뒤 팀의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