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악몽' 아닌 성장통…문동주 "어제 오타니 만났다면 실례였죠"

SD전 1회 4볼넷…"그래도 쉽게 안 무너져…WBC 땐 퍼펙트"
"도움됐다" 선배 임찬규엔 "시즌 땐 살살 던져주셨으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SD) 파드리스의 미국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경기. 팀코리아 선발 문동주가 1회말 역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야구대표팀 에이스' 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전날의 아쉬운 투구에도 의연했다. 그는 "어제 같은 모습이었다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만나는 게 예의가 아니었을 것 같다"며 웃어넘겼다.

문동주는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투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4볼넷 2탈삼진 1폭투 1실점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이 '에이스'로 인정하며 선발로 내세웠지만 1회에만 볼넷 4개에 폭투 한 개를 내주는 등 제구가 불안했다.

그래도 문동주는 안 좋은 점보다는 좋았던 점을 찾으려 했다. 그는 "단점을 찾으려면 끝도 없이 나올 것 같아서 어제 영상은 장점 위주로 봤다"면서 "작년부터 경기 운영이 안 좋다고 거론됐는데, 이닝을 잘 마무리하고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게 고무적이었다"고 했다.

문동주는 1회 흔들리며 실점을 한 뒤에 2회엔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그는 "작년 같았으면 아마 1회에 무너졌을 것"이라면서 "확실히 국가대표를 하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해결해 나가는 경험을 쌓았다. 발전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대 키움 히어로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회를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고 있다. (공동취재) 2024.3.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다저스 오타니와의 맞대결을 바랐던 문동주는 이날 다저스전에 등판하지 않는다.

문동주는 "아마 어제 같은 경기력으로 오타니를 상대했다면 그게 예의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스무살이고 아직 좋아질 게 있다고 생각하기에, 다음엔 훨씬 발전된 모습으로 만나길 바란다"며 방긋 웃었다.

그러면서 "다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만난다면 '퍼펙트게임'을 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보이기도 했다.

전날 문동주의 등판은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로 등판한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에게도 좋은 '교보재'였다.

이날 5이닝 4피안타(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임찬규는 "어제 경기에서 문동주와 원태인 같은 투수들의 경기를 보며 느낀 것이 있었다"고 했다.

임찬규의 말을 전해 들은 문동주는 "선배님이 편하게 던질 수 있게끔 어제 제가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며 "제 도움이 됐다면, 시즌 때 우리 팀(한화)이랑 할 때는 살살 던져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LG는 저한테 어제처럼 던져달라고 할 것 같다"며 웃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