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도 '피치클락' 갑론을박…"부상 위험 커" "팬을 위한 규정"
투수·타자, 제한 시간 안에 투구·타격해야
KBO리그 전반기 시범운영…위반시 구두 경고 조치
- 이상철 기자
(수원=뉴스1) 이상철 기자 = 2024시즌 KBO리그 전반기에 시범운영되는 '피치클락'을 두고 LG 트윈스와 KT 위즈 사령탑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다양한 규정을 도입했다.
이른바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비롯해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 신설됐다.
여기에 투구와 타격 준비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클락도 전반기 시범 운영 후 후반기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KBO의 피치클락 규정에 따르면 투수는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23초, 없을 때 18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볼로 처리한다. 타자는 피치클락 내 8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하고, 이를 지켜지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가 부여된다.
일단 선수단의 적응과 원활한 경기 전개를 위해 시범운영 기간에는 위반 시 볼 또는 스트라이크 제재 대신 구두 경고만 한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는 시즌 개막과 함께 피치클락 규정이 전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선수들로선 경기 중 피치클락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투수 출신의 이강철 KT 감독은 피치클락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감독은 "다들 스프링캠프 때 피치클락을 고려해 훈련했지만, 우리는 한 번도 그렇게 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제한 시간 안에 투구를 하려다 부상을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피치클락에 맞춰서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면 부상의 위험이 있다. 투수들에게도 피치클락을 신경 쓰지 말고 자기 페이스로 투구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반면 내야수 출신의 염경엽 LG 감독은 피치클락에 맞춰서 경기를 치르겠다고 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최대한 규정을 지키면서 경기할 것이다. 피치클락은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봐도 야구에 꼭 필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KBO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하지만 언젠가는 정식 도입될 규정이다. 따라서 최대한 지켜가며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에게도 루틴을 짧고 단순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또 단순히 투수, 타자만 적응하는 것이 아니다. 작전을 지시해야 하는 나도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부터 피치클락에 대한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피치클락이 팬을 위해 필요한 규정이라고 했다. 그는 "팬에게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보여야 한다. 피치클락은 길어지는 경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피치클락 도입으로 경기시간이 약 20분 단축됐다. 따라서 우리도 이를 잘 지켜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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