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이지만 설렌다, 류현진 vs 문동주…채은성 "현진이형 공 기대돼"

시범경기 앞두고 7일 청백전…최원호 감독 "의도 한 건 아냐"
문동주 "선배는 당연히 잘 던지실 거고…나만 잘 던지면 돼"

한화 류현진이 27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4.2.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인천공항=뉴스1) 권혁준 기자 = 시범경기도 아닌 팀 내 '청백전'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릴 수 있을까.

하지만 류현진(37)과 문동주(21·이상 한화 이글스)의 맞대결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와 미래를 책임질 '영건'이 등판하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친 한화는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화는 9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 앞서 7일 자체 청백전을 벌일 예정인데, 이 경기에 류현진과 문동주가 나란히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류현진은 KBO리그 역대 최고 투수로 꼽히는 '레전드'다. KBO리그 데뷔와 함께 국내를 평정했고 2013년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1시즌 동안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한 뒤 올해 복귀했다.

그런가 하면 문동주는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영건이다. 2022년 한화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문동주는 시속 160㎞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2년 차였던 지난해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신인왕을 받으면서 잠재력을 폭발할 기미를 보였다.

한화 류현진(왼쪽)과 문동주가 27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2024.2.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작년만 해도 이들이 선발 맞대결을 벌일 것을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이 극적으로 KBO리그에 돌아오면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고, 청백전에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최원호 감독은 "일부러 맞춘 건 아니다. 스케줄을 짜다 보니 류현진과 문동주의 등판 일정이 그렇게 맞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벌써부터 류현진과 문동주의 맞대결에는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주장 채은성은 "(류)현진이형 한 명이 가진 힘이 큰 것 같다"면서 "확실히 다른 관심도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채은성은 청백전에선 기왕이면 류현진의 공을 쳐보고 싶다고 했다.

한화 채은성이 25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2024.2.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그는 "(문)동주는 LG에 있을 때 상대해 봤지만, 현진이형은 내가 1군에 올라올 때쯤 미국에 가셨다"면서 "어차피 싸울 상대는 아니니까 편하게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대결해 보고 싶었던 투수였다"며 웃었다.

문동주도 청백전에 쏟아지는 관심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연습경기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관심과 기대감이 크더라"면서 "어차피 (류)현진 선배는 잘 던지실 것 같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에이스'이자 슈퍼스타인 류현진 한 명의 합류 효과는 여러모로 큰 효과를 낳고 있다.

채은성은 "한화에서 두 시즌 째를 보내지만, 확실히 작년과는 다르다"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좋아졌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많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큰 욕심을 내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LG 시절에도 느꼈지만, 하위권에 있던 팀이 한 번에 크게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못 간 지도 꽤 됐다. 당장 우승보다는 일단 5강을 목표로 하고 단계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