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앞두고 트레이드 김민수 "LG의 가려운 부분을 긁겠다"

LG, 롯데에 FA 김민성 내주고 김민수 영입
"큰 사랑 주신 롯데 팬에 감사하고 죄송해"

LG 트윈스 선수가 된 김민수.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최근 프리에이전트(FA) 김민성과 트레이드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김민수(26)는 롯데 자이언츠 팬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김민수는 타격 능력이 좋아 이대호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등 큰 기대를 받았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1군보다 2군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았다. 1군 통산 성적은 188경기 타율 0.240에 3홈런 39타점 33득점 출루율 0.313 장타율 0.317로 부진했다.

냉정히 말해 롯데맨 김민수는 '실패'만 맛봤다. 그래서 기회를 준 새로운 팀에 온 설렘 이전, 기회에 보답하지 못한 전 소속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김민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내가 잘했다면 트레이드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기회를 주신 롯데 구단이 내게 바라는 것이 있었을 것이고 롯데 팬들도 내게 기대하던 플레이가 있었을 텐데, 그런 면을 충족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롯데 팬은 그동안 수고한 김민수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민수는 "SNS를 통해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트레이드가 결정된 후 내가 롯데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김민수.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를 떠날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김민수는 지난달 25일 뉴스 보도를 통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하루 뒤 LG와 롯데는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이적이지만, 김민수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었다. LG는 김민수를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민수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타격 재능과 파워가 있다. 잘 성장하면 김민성이 좋았을 때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게 육성한다면 대단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LG 유니폼은 김민수에게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당초 롯데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졌던 그는 LG 이적 후 곧바로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했다.

김민수는 "갑자기 큰불이 떨어졌다"며 들뜬 마음을 내보이면서 "새로 시작하는 만큼 팀 분위기나 선후배 관계에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야구는 팀스포츠다. 합이 맞춰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고 전했다.

이어 "고등학교 시절 유격수로 뛴 적이 있지만 프로 입문 후에는 내가 '센터 라인에서 뛸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수비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LG맨 김민수의 목표는 '슈퍼 백업'이다. 그는 "LG에선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살림꾼이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