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롯데 복귀' 김민성 "신인 시절 사직 함성 생생…긴장되고 설레"

LG서 사인앤드트레이드로 롯데행, 2+1년 9억원 계약
"롯데는 우승 능력 있는 팀…주전 경쟁 이겨낼 것"

31일 스프링캠프 출국 전 취채진과 만난 김민성. ⓒ News1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14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온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6)이 친정팀 복귀에 대한 설레는 감정을 전했다.

김민성은 31일 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신인 시절 느꼈던 사직야구장의 기운은 남달랐다. 롯데팬들의 함성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는데 빨리 야구장에서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지난 26일 LG와 계약기간 최대 3년(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에 사인한 뒤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이른바 '사인 앤드 트레이드'다.

롯데는 김민성의 프로 첫 번째 팀이다. 2007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김민성은 2010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는데, 이번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14년 만에 다시 거인 군단에 합류하게 됐다.

롯데는 주전 2루수 안치홍이 한화 이글스로 떠난 자리를 메꿀 선수를 찾다 FA로 풀린 김민성을 포착했고 '부산행'을 이끌어냈다.

김민성은 "박준혁 단장님께서 내게 '롯데에 오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고 어필하셨다. 구단에서 나를 필요로 한 게 느껴져 결정했다"며 "선수로서 마지막을 좀 더 불태울 수 있을 것 같아 롯데 복귀를 택했다"고 말했다.

14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지만 팀은 많이 변했다.

이대호(은퇴), 손아섭(NC 다이노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김주찬(롯데 코치), 조성환(두산 베어스 코치), 박기혁(KT 위즈 코치) 등 2010년 롯데의 주축이었던 선수들은 다 떠났다. 전준우와 정훈만이 김민성이 롯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멤버다.

김민성은 "예전 롯데는 많은 선배님들이 계셨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달리 어린 친구들이 많더라. 지금 내 역할을 젊은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고참으로 돌아온 것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민성. (롯데 구단 제공)

김민성은 몸 상태를 묻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했다. 이어 "내가 어떤 포지션에 맞을지는 감독님께서 판단하실 것이다. 팀 내 좋은 내야수들과 경쟁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태형 감독은 김민성을 2루수로 기용할 뜻을 전했다. 김민성에게 이를 전하자 "그럼 2루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곧바로 수긍했다. 그러면서 "사실 유격수는 좀 부담스럽긴 하다"고 속내를 전했다.

김민성은 히어로즈와 LG를 거치며 많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지난해에는 LG에서 커리어 처음으로 우승 반지도 꼈다. 우승의 기운을 롯데 선수단에 전달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김민성은 "롯데팬들께서도 내게 '우승의 기운을 롯데에 전해달라'고 하시더라. 분명 롯데는 그럴 능력이 있는 팀이다 준비를 잘 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앞서 김 감독이 '3년 내로 롯데를 우승팀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에 대해선 "내 계약 기간이 2+1년이라 감독님 약속대로 되면 내 현역 생활도 좀 더 길어지지 않겠나"면서 웃었다.

김민성은 "지금은 주전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지난해 백업으로 캠프를 준비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며 "젊은 친구들을 따라서 오버 페이스를 하기 보다 내 페이스를 잘 유지해서 컨디션을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테랑이지만 나 역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