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프링캠프의 최우선 과제…'실패한' 엔스를 에이스로
"결정구 부족…변화 없다면 또 실패 확률 높아"
지난해 일본 세이부서 1승10패 크게 부진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30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하는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최우선 과제는 새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를 에이스로 만드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팀의 1선발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뒀다.
LG는 30일 미국으로 건너가 3월4일까지 스프링캠프를 진행, 2024시즌 담금질에 돌입한다.
스프링캠프 소집 명단에는 주장 오지환, 김현수, 홍창기, 박해민, 박동원, 임찬규 등 우승 주역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신입 선수도 눈에 띈다. 프리에이전트(FA) 김민성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 루키 김현종과 손용준, 진우영이 합류하며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새 얼굴 엔스도 소집된다.
엔스는 2연패에 도전하는 LG의 시즌 농사를 좌우할 키 플레이어로 꼽힌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외국인 투수 한 명 없이도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 마운드 사정이 달라졌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선발 투수 변신에 성공한 이정용은 상무에 입대했다. 여기에 불펜의 핵인 함덕주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반기 내 복귀조차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확실하게 마운드를 이끌어야 한다. '2선발'로 점찍은 케이시 켈리는 통산 68승을 거두는 등 KBO리그에서 잔뼈가 굵지만, '1선발'로 영입한 엔스는 아직 검증이 안 됐다.
기본적으로 자질은 갖췄다. 엔스는 메이저리그에서 11경기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겨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2년 간 35경기 11승17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LG도 엔스에 대해 "내구성과 꾸준함이 돋보이는 투수로 우수한 속구 구위와 변화구 커맨드를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엔스는 지난 두 시즌 동안 극과 극의 투구를 펼쳤다. 2022년 10승7패 평균자책점 2.94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2023년 1승10패 평균자책점 5.17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좋은 구위를 갖고도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KBO리그까지 왔다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껏 해왔던 대로 KBO리그에서 똑같이 던진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LG 코칭스태프는 이달 초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한 워크숍에서 엔스에 대한 현미경 분석을 하기도 했다.
염 감독은 "코치진과 엔스의 단점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봤더니 확실한 결정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체인지업 또는 포크볼의 구종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엔스가 (이번 캠프에서) 그렇게 결정구를 확실히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KBO리그에 적응하고 팀의 1선발로 자리를 잡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코치들은 캠프 시작과 함께 엔스를 듬직한 에이스로 만들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선다. 김정준 수석코치와 김경태, 김광삼 투수코치 등이 엔스와 면담을 갖고 팀의 지도 방향을 전달할 계획이다.
염 감독은 "우리가 판단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엔스도 이를 이해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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