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키움 송성문 "이제는 가능성 아닌 실력으로 증명할 때"[인터뷰]

작년 초반 의자 내려쳐 부상…"너무 죄송, 그래도 교훈 얻었다"
"우리 팀, 약체라는 평가 받으면 오기 생겨…올라갈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에게 지난 2023년은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는 개막 이후 2번째 경기만에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수비 실책 이후 화를 이기지 못하고 의자를 내려치다가 화를 입었고, 6주 동안 전력에서 이탈해야 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송성문은 당시를 회상하며 "정말 죄송했고,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했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팀 전체 분위기를 흐린 일이었기에 거듭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송성문은 "사실 작년 시즌을 앞두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기대도 컸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막상 시즌에 들어가고 보니 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기도 하고, 수비에서 실책도 나왔다"면서 "그래서 순간적으로 그런 화를 참지 못했고 부상을 당해 다시 몸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송성문은 2023년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스스로에게 큰 교훈이 된 한해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래도 스스로 깨닫는 게 많은 한해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기대감을 높이지 말고, 이제 연차도 쌓인만큼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선배가 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키움 송성문.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49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은 송성문은 어느덧 프로 10년차가 됐다. 입단 후 빠르게 주전급 선수로 자리를 잡았으나 성장세가 더뎠던 것 또한 냉정한 사실이다.

송성문도 "팀에서 많은 기회를 줬는데 기록 등 모든 것을 봤을 때 부족했다고 스스로도 느낀다"면서 "나도 이젠 실력으로 증명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서른살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보다는 기량으로 보여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올 시즌 목표는 주포지션인 3루수 자리에서 확실한 주전 선수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는 "이전에도 주전으로 출전했지만 '팀에 없으면 안되는 선수'는 아니었다"면서 "숫자로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일단 내 스스로 실력이 한 단계 올라서서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인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결혼하며 '가장'이 됐고, 2년 후면 FA 자격도 취득할 수 있다.

송성문은 "'결혼 버프', 'FA 버프' 같은 말도 많이 들리지만, 결국 결과가 잘 나왔을 때 적용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스스로 납득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 다음을 생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키움 송성문(오른쪽).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올해 소속팀 키움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새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안우진(군 입대), 이지영(사인 앤 트레이드 이적)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팀인데, 전력이 더 약해졌다.

그러나 송성문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다.

그는 "키움에서만 10년째인데, 우리 팀이 강팀으로 평가받은 적은 거의 없었다"면서 "그래도 포스트시즌도 자주 가고 언제나 평가 이상의 성적을 냈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은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 이정후 등 메이저리거들을 여러 명 배출한 팀이기도 하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훌륭한 선배들을 보면서 보고 느끼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고, 올 시즌 역시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약체라는 평가를 받으면 오히려 오기가 생기는 것 같다. 나 역시 후배들을 잘 다독이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고, 다시 한번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