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PC로 프로야구 보려면 '티빙'에서…'400억원대' 승부수 던진 CJ ENM

CJ ENM,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자로
협상 완료시 2024~2026년 3년간 사업자로 선정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LG 야구팬들이 시즌 마지막 경기를 자축하며 선수들을 향해 응원하고 있다. 한편, LG는 경기 시작 직전 이날 경기가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며 10년 만에 12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KBO 리그는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23.10.1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연간 400억원 이상 거액을 제시한 CJ ENM이 프로야구 2024~2026년 유무선 중계권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프로야구 팬들은 올해부터 향후 3년간 PC와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 KBO리그 경기를 즐기려면 CJ ENM이 운영하는 OTT 업체 '티빙'을 이용해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CJ ENM을 2024~2026년 KBO 유무선 중계권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세부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는 협상이 최종 완료되면 계약 규모와 주요 상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다음·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KT)이 2019~2023년 5년간 1100억원에 맺은 유무선 중계권 사업 계약이 종료되면서 KBO는 지난해 12월4일, 향후 3년 간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했다.

지난 3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는데 CJ ENM과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그리고 에이클라(SPOTV)가 참여했다. 그리고 5일 KBO의 기술평가 끝에 CJ ENM가 최종 승자가 됐다.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면 프로야구 경기, 하이라이트, 주요 행사 등을 TV를 제외한 포털, 통신사 모바일, OTT 등에서 중계할 수 있는 권리와 재판매 사업권을 갖게 된다.

CJ ENM이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팬들이 프로야구를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포털 사이트나 통신사 서비스 등으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던 야구 중계는 앞으로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을 통해서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티빙은 월 정액 비용을 지급해야 관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만큼 팬들이 PC, 모바일로 프로야구 중계를 보려면 어떤 형태로든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

15일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 드림팀과 나눔팀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이 관중들로 가득 차 있다. 2023.7.1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TV가 아닌 PC, 모바일로 프로야구를 즐기는 팬이 늘어나면서 유무선 중계권 사업은 '공룡알'처럼 커졌다. 2014~2018년 총 계약 금액은 265억원(연 평균 93억원)이었는데, 2019~2023년엔 1100억원(연 평균 2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입찰 경쟁에서도 제안서를 낸 모든 업체들이 기존 계약보다 큰 금액을 써냈다.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연간 200억원대 후반, 에이클라가 연간 300억원대를 제시했는데 CJ ENM은 무려 연간 400억원대 카드를 꺼냈다. 기존 계약보다 두 배에 가까운 파격적 규모다.

CJ ENM이 자신들의 티빙과 국내 OTT 서비스인 웨이브를 합병을 앞두고 구독자 수를 확대하기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OTT 업계는 스포츠 중계권 계약을 통해 시장을 키워왔다. CJ ENM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뛰고 있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중계권도 확보해뒀다.

한편 이번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과 관련, 팬들이 프로야구 유료 시청에 대한 반발심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최근 유무선 중계 시청은 점점 유료화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프로축구 K리그 경기 등은 쿠팡플레이가 독점 중계하고 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