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69억 계약→자진 방출→한화행…새 둥지 찾은 이재원, 유종의 미 거둘까
'인천고-SK-SSG' 프랜차이즈 딱지 떼고 새 도전 선택
주전 최재훈 뒤에서 백업 예상, 우승 경험 전수 기대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포수 이재원(35)이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한화 이글스에서 새 출발을 한다.
2023시즌 SSG에서 백업 신세에 그쳤던 이재원은 시즌 후 현역 연장을 위해 자진 방출을 택했다.
새 팀을 찾던 이재원은 최근 한화의 부름을 받았고 1군 최저 연봉인 5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원클럽맨을 포기하고 독수리 군단으로 옮긴 이재원은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한다.
인천고 출신의 이재원은 2006년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당시 SK는 동산고의 류현진을 뒤로 하고 이재원을 선택했을 만큼 전도유망한 포수였다.
프로 초기 박경완, 정상호라는 쟁쟁한 포수에 가려 기회를 잡지 못하던 이재원은 2014시즌부터 꾸준히 팀의 주전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최고 포수 박경완과 함께하며 익힌 리드로 투수를 이끌었고 2014년 이후 꾸준히 두자릿 수 홈런을 때려내며 공격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2018년에는 130경기에서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견인했다.
이후 4년 총액 69억원의 조건으로 SK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2019년(0.269 12홈런)과 2021년(0.280 3홈런 30타점)은 그나마 나았지만 2020년 80경기 출장에 0.185에 그쳤고 2022년에도 0.201로 타율 2할을 간신히 넘겼다. 올해는 1군에서 27경기에만 출전했고 타율 0.091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포기했던 이재원은 올 시즌이 끝나고 다시 FA 신분이 됐지만 눈에 띄게 저하된 기량 탓에 FA를 신청할 수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도 걸림돌이었다. 결국 그는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뒤 한화로 향했다.
한화에는 주전 포수 최재훈이 자리잡고 있다. 2021시즌 후 5년 최대 54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던 최재훈은 내년에도 주전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크다. 이재원은 젊은 피 박상언과 함께 최재훈의 백업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그동안 신경현, 정범모,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 등 준수한 포수가 거쳐갔지만 리빌딩을 선언한 2020년대 이후 베테랑 포수난에 시달렸다.
두산 베어스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최재훈이 있었지만 그 혼자 위기를 타개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원이 합류하면서 포수진 뎁스가 강화됐다.
이재원이 최근 몇년 간 보인 성적만 보면 내년 시즌 큰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다. 그러나 위기 때 후배들을 다독이고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는 역할로 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원은 우승 반지 3개를 보유하고 있어 한화 선수단이 갖지 못한 우승 DNA를 이식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재원 개인에게도 한화행은 의미가 크다. 그동안 낸 성과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 간 부진으로 완전히 체면이 구겨졌는데 얼마 남지 않은 현역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이재원은 한화행이 발표난 뒤 취재진과 연락도 최소화하고 있을 만큼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에서의 19번째 시즌을 대전에서 보내게 된 이재원이 내년 시즌 명예를 회복할지 두고 볼 일이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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