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구단주가 내준 '두 가지 숙제', 이숭용 감독의 답은 '화합과 소통'
정용진 구단주, 육성과 성적 동시 달성 당부
탈권위 강조…"코칭스태프·선수단과 꾸준히 소통"
- 서장원 기자
(인천=뉴스1) 서장원 기자 = "구단주께서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은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정용진 구단주와 만났다. 평소 야구단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고,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정 구단주와 이 신임 감독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관심이 쏠렸다.
이 감독은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들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그 이상으로 관심이 높았다"면서 "구단주께서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다. 성적과 육성을 같이 잡아달라고 하셨다"고 구단주와 나눈 이야기의 일부를 공개했다.
SSG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뤄낸 김원형 전 감독과 결별한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가 '세대교체'다.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으로 30대 선수들이 주축이 된 SSG는 2023시즌을 겪으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다. 그래서 KT 위즈에서 단장과 육성총괄직을 역임했던 이숭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기 위해 이 감독은 내놓은 키워드는 '화합과 소통'이다. '선수 중심의 야구'를 내세운 이 감독은 권위를 내려놓고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와 허물없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어느 파트에 관계없이 야구에 대한 이야기면 귀를 열고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구단에 먼저 '난장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에서도 '화합과 소통' 키워드가 심어져 있다. 이 감독은 "(투수 운용이 미숙하기 때문에) 투수 출신 수석코치를 생각하고 있다. 투수 파트는 코치들을 믿고 갈 생각이다. 큰 틀만 투수들에게 전달하고 운영적인 부분은 늘 상의해서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육성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2군과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이 필수다. 이 감독은 "손시헌 2군 감독과 통화했다. 단장과 육성총괄을 하면서 느낀 건, 선수를 제대로 키우려면 결국 1군에서 써야한다는 점"이라면서 "아무리 2군에서 잘해도 1군과 2군은 다르다. 최대한 1군 경험을 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열심히 하고 절박한 선수, 그리고 추천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1군에서 기용함으로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심어주고, 궁극적으로는 경쟁력을 높여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이끈다는 게 이 감독의 구상이다.
이 감독은 "먼저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인데 후배들이 그 선수들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어린 친구들이 성장한다면 팀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많이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도 관심사다. 19일부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렸고, 22일엔 2차드래프트가 진행된다.
이 감독은 "프런트와 상의하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 역할 분업화 속에 늘 소통하고 존중하면서 협업할 생각이다. 전력보강은 감독보다 프런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프런트의 구상에 맞춰서 팀을 꾸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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