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구단주가 내준 '두 가지 숙제', 이숭용 감독의 답은 '화합과 소통'

정용진 구단주, 육성과 성적 동시 달성 당부
탈권위 강조…"코칭스태프·선수단과 꾸준히 소통"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21일 오후 인천 홀리데이 인 송도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랜더스를 상징하는 L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94년 태평양에 입단한 이 감독은 선수 은퇴 후 2013년 당시 신생팀 kt의 타격 코치로 시작해 단장까지 10년 간 kt에 몸담아왔다. 2023.1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인천=뉴스1) 서장원 기자 = "구단주께서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은 취임식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정용진 구단주와 만났다. 평소 야구단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고,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정 구단주와 이 신임 감독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관심이 쏠렸다.

이 감독은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들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그 이상으로 관심이 높았다"면서 "구단주께서 어려운 숙제를 내주셨다. 성적과 육성을 같이 잡아달라고 하셨다"고 구단주와 나눈 이야기의 일부를 공개했다.

SSG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뤄낸 김원형 전 감독과 결별한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가 '세대교체'다.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으로 30대 선수들이 주축이 된 SSG는 2023시즌을 겪으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다. 그래서 KT 위즈에서 단장과 육성총괄직을 역임했던 이숭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21일 오후 인천 홀리데이 인 송도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1994년 태평양에 입단한 이 감독은 선수 은퇴 후 2013년 당시 신생팀 kt의 타격 코치로 시작해 단장까지 10년 간 kt에 몸담아왔다. 2023.1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기 위해 이 감독은 내놓은 키워드는 '화합과 소통'이다. '선수 중심의 야구'를 내세운 이 감독은 권위를 내려놓고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와 허물없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어느 파트에 관계없이 야구에 대한 이야기면 귀를 열고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구단에 먼저 '난장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에서도 '화합과 소통' 키워드가 심어져 있다. 이 감독은 "(투수 운용이 미숙하기 때문에) 투수 출신 수석코치를 생각하고 있다. 투수 파트는 코치들을 믿고 갈 생각이다. 큰 틀만 투수들에게 전달하고 운영적인 부분은 늘 상의해서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21일 오후 인천 홀리데이 인 송도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구단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민경삼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94년 태평양에 입단한 이 감독은 선수 은퇴 후 2013년 당시 신생팀 kt의 타격 코치로 시작해 단장까지 10년 간 kt에 몸담아왔다. 2023.1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육성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2군과의 유기적인 관계 형성이 필수다. 이 감독은 "손시헌 2군 감독과 통화했다. 단장과 육성총괄을 하면서 느낀 건, 선수를 제대로 키우려면 결국 1군에서 써야한다는 점"이라면서 "아무리 2군에서 잘해도 1군과 2군은 다르다. 최대한 1군 경험을 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열심히 하고 절박한 선수, 그리고 추천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1군에서 기용함으로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심어주고, 궁극적으로는 경쟁력을 높여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로 이끈다는 게 이 감독의 구상이다.

이 감독은 "먼저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베테랑 선수들이 주축인데 후배들이 그 선수들을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어린 친구들이 성장한다면 팀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많이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도 관심사다. 19일부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렸고, 22일엔 2차드래프트가 진행된다.

이 감독은 "프런트와 상의하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 역할 분업화 속에 늘 소통하고 존중하면서 협업할 생각이다. 전력보강은 감독보다 프런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프런트의 구상에 맞춰서 팀을 꾸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21일 오후 인천 연수구 홀리데이 인 송도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과 나란히 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SSG 최정, 노경은, 이숭용 감독, 김광현, 오태곤. 1994년 태평양에 입단한 이 감독은 선수 은퇴 후 2013년 당시 신생팀 kt의 타격 코치로 시작해 단장까지 10년 간 kt에 몸담아왔다. 2023.11.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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