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어' 없지만 '준척급'은 많다…'1호 FA 계약'은 누구일까

FA 신청 19명, 오늘부터 계약 가능…'100억 잭팟'은 쉽지 않아
안치홍·양석환·함덕주 등 주목…베테랑 오승환 행보도 관심

FA 시장에 나온 안치홍. /뉴스1 DB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돈 잔치가 벌어질 만한 '대어'는 눈에 띄지 않지만, 각 팀 사정에 따라 필요할 '준척급' 선수는 많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스토브리그에서 'FA 1호 계약'을 맺을 이는 누구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년 FA 승인 선수 19명을 지난 18일 공시했다. 공식적으로 FA 신분이 된 19명은 19일부터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원소속구단과 타구단, 혹은 해외 구단까지 제약이 없다.

지난해의 경우 FA 시장이 열린 지 3일차에 첫 계약이 나왔다. 불펜투수 원종현이 NC에서 키움으로 이적하며 4년 25억원에 합의했다.

올해 시장에 나온 19명은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오지환(이상 LG), 김재윤, 주권(이상 KT), 김민식(SSG), 홍건희, 양석환(이상 두산), 김선빈, 고종욱(이상 KIA), 안치홍, 전준우(이상 롯데), 김대우, 오승환, 강한울(이상 삼성), 장민재(한화), 임창민, 이지영(이상 키움) 등이다.

이 중 오지환의 경우 시즌 중 6년 124억원에 원 구단 LG와 계약에 합의했기에 사실상 이적 가능성은 없다. 오지환은 제외한 18명의 FA 중 A등급은 3명, B등급은 8명, C등급은 7명이다. FA 선수가 20명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각 팀의 '외부 영입'은 최대 2명까지만 가능하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선 대형 계약이 쏟아졌다. 양의지(NC→두산·4+2년 152억원)가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경신했고, 박민우(NC·5+3년 140억원)는 역대 최장 기간 계약을 맺으며 각각 '100억 잭팟'을 터뜨렸다.

FA 시장에서 주목받는 양석환.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채은성(LG→한화·6년 90억원), 유강남(LG→롯데·4년 80억원)도 100억에 육박하는 큰 계약을 맺고 이적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반면 올 스토브리그에선 작년 규모의 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 대어로 분류되던 선수들이 일찌감치 기존 소속팀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원래대로 라면 오지환을 비롯해 최정, 한유섬, 문승원, 박종훈(이상 SSG), 김태군(KIA), 박세웅(롯데), 구자욱(삼성) 등이 FA 시장에 나왔어야 했지만 이미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부상 등으로 주춤한 문승원과 박종훈을 제외하고는 시장에 나왔다면 치열한 경쟁이 붙었을 이들이다.

대어급은 없지만 쏠쏠한 전력 보강이 될 만한 이름은 눈에 띈다. 내야수 안치홍(롯데)과 양석환(두산), 투수 함덕주(LG)와 김재윤(KT) 등이다.

함덕주.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안치홍은 내년이면 만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공수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컨택이 되는 야수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에이징 커브'가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은원의 입대를 생각해야 하는 한화, 야수 보강이 필요한 두산 등이 군침을 흘릴만하고, 김태형 감독이 취임한 원소속팀 롯데 역시 안치홍을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3년 연속 20홈런 이상으로 장타력을 과시한 양석환 역시 행보가 주목된다. 원소속팀 두산을 비롯해 1루 자원이 부족한 KIA, 삼성 등도 노릴만하다. 안치홍보다 한 살 어린 나이는 메리트지만, 거포 유형에 컨택트가 약하다는 점, 안치홍과 달리 A등급으로 출혈이 적지 않다는 점 등은 타팀에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요인이다.

투수에선 함덕주와 김재윤 등 두 불펜투수가 눈에 띈다. LG의 우승에 한몫을 한 함덕주는 좌완인데다 1995년생의 '20대'라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부상 이력이 많기 때문에 리스크를 안고 가야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준우승팀 KT의 마무리투수였던 김재윤도 다른 팀 이적이 가능하다. 김재윤은 수년간 KT의 뒷문을 책임졌던 선수로, '특급 마무리'까지는 아니라도 준수한 활약은 기대할 만 하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이 두 투수를 노릴 수 있다.

행보가 주목되는 베테랑 오승환.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이 외에도 내야수 김선빈(KIA)과 외야수 전준우(롯데), 고종욱(KIA), 투수 임찬규(LG) 등도 상황에 따라선 영입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인 오승환(삼성)의 행보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통산 400세이브를 채우는 등 '커리어'는 최고지만 내년이면 만 42세가 되는 많은 나이다. 당장 올해도 기량 하락의 의심되는 상황이 잦았기에 타팀 이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원소소팀 삼성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이 경우 어느 정도의 대우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국민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이승엽의 경우 은퇴 직전 FA를 신청한 뒤 자신의 등번호 '36'과 같은 2년 36억원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등번호가 '21'인 오승환도 비슷한 계약이 나올 수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