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패 NC의 '옥에 티' 태너…결자해지 투구로 KS 진출 이끌까[PO3]

WC·준PO서 잇따른 부진에 조기 강판
김영규·류진욱 등 필승조 지쳐, 태너 '이닝 이팅' 필요

NC 다이노스 태너 털리. /뉴스1 DB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이번 포스트시즌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는 NC 다이노스에서 유일한 '옥에 티'와도 같았던 외국인투수 태너 털리. 또 한 번의 기회를 받은 그가 달라진 모습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 수 있을까.

NC는 2일 경남 창원NC 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KT 위즈와 맞붙는다.

NC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지만 내리 6연승을 내달렸다. 5위 두산 베어스와 3위 SSG 랜더스를 이미 탈락시켰고, 2위 KT마저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원정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잡은 NC는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한국시리즈에 오르게 된다.

3차전 선발 투수는 태너다. 모든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활약하는 가운데, 몇 안 되는 아쉬운 경기력을 보인 이다.

대체 외인으로 팀에 합류한 태너는 정규시즌에선 11경기에 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 2.92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믿음을 줬는데 아직까지는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으로 흔들렸다. 먼저 3실점한 뒤 타선의 도움으로 5-3 리드를 안았으나 다시 동점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같은달 25일엔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이번에도 타선이 1회부터 3점의 리드를 안겨줬는데, 2회 최정에게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대거 5실점하며 실망을 안겼다.

기본적으로 '구위형'의 투수가 아니다보니 당일 컨디션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정교한 제구를 가져가지 못하면서 많은 장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했다.

그럼에도 팀이 승리한 덕에 태너는 비판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었고, NC는 또 한 번 태너에게 기회를 줬다.

엄밀하게 말하면 딱히 대안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송명기와 이재학, 최성영 등의 선발 요원이 있지만, 이재학과 최성영은 롱릴리프로 기용하고 있고 송명기를 태너에 앞서 낙점하기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는 태너 개인에게는 물론 NC에게도 중요한 승부다.

NC는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정규시즌을 마친 후 쉼없이 달려왔기에 아무래도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NC 이용찬.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특히 거의 모든 경기에 등판하고 있는 필승조가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잘 던지던 류진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실점하며 흔들렸고, 마무리 이용찬은 여전히 불안하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김영규는 팔이 불편해 2차전에 아예 나서지 못했다.

1, 2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놨지만 불펜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다. 혹여 3차전을 내줄 경우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은 4차전도 쉽지 않다. 에이스 에릭 페디가 등판할 수도 있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되지 않은 투수를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게 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반면 3차전에서 경기를 마친다면 또 다시 나흘의 휴식이 보장되고 에이스 페디를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내세울 수도 있다.

이날 경기에서 태너는 최소 5이닝 이상을 던져줄 필요가 있다. 불펜들이 많이 지쳐있고 4차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이닝을 먹어주는 것이 요구된다.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실망을 안겼던 태너는 '결자해지' 피칭을 해낼 수 있을까. 태너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린 3차전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