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윤식, KS서 선발로 뛸 수 있을까…염경엽 감독이 밝힌 필수 조건은

"김윤식, 구속 144km 이상 나와야 선발 등판 가능"
김윤식이 조건 충족 못하면 이정용 투입 계획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 경기에서 LG 선발투수 김윤식이 역투하고 있다. 2023.9.15/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구속이 144㎞가 안 나오면 한국시리즈에 선발로 기용할 수 없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왼손 투수 김윤식을 향해 던진 미션이다.

올 시즌 압도적인 전력으로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간 LG는 시즌 말미까지 독주 체제를 이어간 끝에 29년 만에 감격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5일 두산 베어스와 마지막 홈 경기에서도 승리한 LG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건네받았고, 한국시리즈 엠블럼과 슬로건을 공개했다. 그리고 통합 우승을 향한 출사표를 던지며 정규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제 LG는 약 3주 동안 한국시리즈 대비에 돌입한다. 선수단은 짧은 휴식 후 19일 2군이 머무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모여 합숙 훈련을 진행한다. 이 기간 상무와 2차례 연습 경기 포함 6~7번의 실전 및 자체 청백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나설 3명의 선발 투수는 이미 정해놨다. 케이시 켈리를 비롯해 임찬규와 최원태를 1~3선발로 내정했다.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아담 플럿코는 구상에서 제외한 상태다.

한국시리즈가 7전4선승제로 진행되기에 최소 한 명의 선발이 더 필요하다. LG엔 여러 선발 후보가 있는데, 일단 염 감독은 훈련을 지켜보면서 4선발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후보군 중 한 명이 바로 김윤식이다. 김윤식은 올 시즌 17경기에 나섰는데, 1경기를 빼고 모두 선발 등판했다. 성적은 6승4패, 평균자책점 4.22다. 염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킨 활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선발 투수로서 잠재력은 증명했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LG 선발투수 김윤식이 역투하고 있다. 2023.6.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염 감독은 김윤식이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구속'을 꼽았다.

그는 "(김)윤식이는 구속이 142㎞ 이하로 나오면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윤식은 14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염 감독은 구속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염 감독은 "합숙 훈련 기간에 실시할 연습 경기 때 구속이 144㎞ 이상 올라오지 않으면 선발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상세한 이유도 덧붙였다. 염 감독은 "구속이 안나오면 모든 구종이 다 죽는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윤식이는 평펌한 투수가 된다. 냉정히 코너워크가 잘되는 투수도 아니고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스트볼에 힘이 있어야 나머지 구종에서 실투가 좀 나와도 버틸 수 있다. 구속이 떨어지면 무조건 난타 당한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LG 이정용. 2023.9.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현재로서 우선 순위는 김윤식이지만, 탈락할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대비책은 마련돼 있다. 바로 이정용이다. 이정용은 현재는 선발 투수 바로 뒤에 나오는 '두 번째 투수'로 보직이 설정돼 있는데, 상황에 따라 언제든 선발을 맡을 수 있다.

염 감독은 "(이)정용이는 두 번째 투수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선발이다. 윤식이가 스피드가 안나오면 결국 정용이가 4선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시리즈에서 LG의 4선발은 어쩌면 통합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책을 맡을 수도 있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 뽑아야 한다.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3주의 시간은 어떤 결과를 내놓게 될까. 결국 관건은 김윤식의 구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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