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노히트노런' 한화 정이황 "1군 데뷔하고 싶어요"

6월26일 퓨처스 SSG전서 7이닝 노히트노런 달성
"난 부산 사나이, 자신감에 살고 죽는다"

한화 이글스 투수 정이황. 2023.7.14/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한화 이글스 투수 정이황(23)은 지난달 한국야구사의 한 획을 그었다. 6월28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7이닝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기록 전산화가 완료된 2010년 이후 퓨처스리그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한화 선수는 정이황이 처음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을 포함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거두며 북부리그 올스타로 선발, 퓨처스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정이황은 "감독님, 코치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기쁘다"고 퓨처스 올스타 선발 소감을 밝혔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정이황은 비록 2군 무대였지만 생애 첫 노히트노런을 세웠던 그날을 잊을 수 없었다.

그는 "그날은 정말 운이 많이 따랐다. 그런 대기록은 정말 야수들이 도와줘야 달성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야구를 하면서 한 번도 할 수 없는 기록을 세워서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에는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제구가 잡히면서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노히트노런으로 나왔다"며 웃어보였다.

평생 기억할 전반기를 보냈지만 못내 아쉬움도 있다. 이번에도 1군 승격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9년 신인 2차 3라운드 23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정이황은 아직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정이황은 "1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 그런데 팀 뎁스가 워낙 좋아져서 쉽지 않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독과 외국인 선수 2명을 교체한 한화는 KBO리그 8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하위권에 머물러있지만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타더니 5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가 2.5경기에 불과해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정이황.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는 문동주, 노시환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는 정이황에게 강한 자극제가 된다. 정이황은 "젊은 선수를이 1군에서 잘 하고 있으니 동기부여가 된다. 더욱 이를 갈고 있다"며 "코치님도 '언젠가 기회가 주어질 테니 계속 노력하자’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다양한 구종 구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장점이라고 밝힌 정이황은 "예전에는 팔을 푸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아니다. 공 3개면 충분하다. (최원호) 감독님께서 이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후반기를 준비할 정이황은 "무조건 1군에 데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1군에 남아 계속 경기에 나간다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부산 사나이는 자신감에 살고 죽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