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한 방' 보스턴이냐, '집중력' 세인트루이스냐

9년만의 대격돌…WS 24일부터 시작

(서울=뉴스1) 권혁준 인턴기자 =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이 지난 20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5-2로 승리를 거두고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 AFP=News1

</figure>장타력을 앞세운 보스턴 레드삭스와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97승 65패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공동 1위(0.599)를 기록한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각각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보스턴은 2007년 이후 6년만에, 세인트루이스는 2011년 이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양 팀은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7전 4선승제의 월드시리즈를 통해 올 시즌 최종 우승 팀을 가린다. 지난 7월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가 승리했기 때문에 홈 어드밴티지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이 갖는다. 이에 따라 1,2,6,7차전은 보스턴의 홈인 팬웨이파크에서, 3,4,5차전은 세인트루이스의 홈 구장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은 통산 네 번째로, 앞선 세 차례 승부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두 차례, 보스턴이 한 차례 우승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 맞붙었던 지난 2004년에는 보스턴이 4연승으로 우승하며 80여년간 시달렸던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난 바 있다.

9년만에 재대결하는 이번 월드시리즈도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 팀은 정규시즌에서 같은 승률을 기록했지만 팀 컬러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은 타선의 파괴력을 앞세운 공격력이 돋보인다.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5.27득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득점력을 자랑했고, 팀 타율(0.277·2위), 팀 홈런(178개·6위) 팀 장타율(0.446·1위)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보스턴은 결정적일 때마다 큰 것 한 방으로 승부를 냈다.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6차전에서 셰인 빅토리노의 만루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은 것을 비롯해 2차전 5점차의 대역전극을 이끌어낸 데이비드 오티즈의 동점 만루홈런, 3차전 1-0 승리를 이끈 마이크 나폴리의 홈런 등 결정적인 점수를 홈런으로 뽑은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톱타자 제이코비 엘스버리는 포스트시즌에서 0.400(40타수 16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득점의 도화선 역할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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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의 투수 마이클 와카가 지난 19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가 끝난뒤 MVP로 선정돼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 AFP=News1

</figure>반면 세인트루이스는 장타력에서는 보스턴에 비해 뒤처진다. 정규시즌 팀 홈런도 27위(125개)에 그쳤고, 팀 장타율(0.401·12위)도 보스턴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무려 0.330에 이르는 압도적인 득점권 타율(2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0.282)과 팀 득점(4.83득점·4위)에서 알 수 있듯 타선의 집중력과 짜임새가 어느 팀보다 좋다.

여기에 정규시즌 주전 1루수-4번타자로 활약했던 앨런 크레이그가 월드시리즈 출전이 유력하다는 것도 호재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득점권 타율 1위(0.454)인 크레이그는 지난 9월 당한 발 부상의 여파로 이번 포스트시즌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는 세인트루이스가 약간 앞서는 모양새다. 세인트루이스는 1, 2차전에 아담 웨인라이트와 마이클 와카가 각각 나선다. 웨인라이트(2승1패-1.57)와 와카(3승-0.43)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확실한 승리카드로 활약했다. 조 켈리(1패-4.41)와 랜스 린(2승1패-5.40)도 불안하긴 했지만 조기 강판 당하지는 않았다.

반면 보스턴은 선발진이 다소 불안하다. 원투펀치 존 레스터(2승1패-2.33)와 존 랙키(2승-3.00)는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웨인라이트-와카만큼 인상적이진 못했고, 클레이 벅홀츠(3경기-5.40)와 제이크 피비(1패-8.32)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 레스터와 벅홀츠가 나서는 1, 2차전에서 밀릴 경우 3선발 체제로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불펜진은 백중세다. 양 팀 다 정규시즌에선 불펜진에서 다소 불안감을 보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안정감을 찾고 있다. 보스턴은 챔피언십시리즈 MVP 우에하라 고지가 든든하게 뒤를 받치는 가운데, 크레이그 브레슬로우, 타자와 준이치의 승리계투진이 단단하다. 다만 이 세 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단점이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우에하라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지만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랜디 초트, 존 액스포드 등 불펜투수 대부분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인 전력에서 어느 한 쪽의 우위를 점칠 수 없는 만큼, 결국 승부는 1, 2차전의 초반 분위기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는 1, 2차전에 웨인라이트와 와카가 차례로 나선다. 이 두 경기에서 최소 1승을 거둬야 홈에서 열리는 3연전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언터처블'모드였던 두 투수가 파괴력 넘치는 보스턴 타자들을 상대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보스턴은 웨인라이트와 와카의 해법을 빠르게 찾아내야 한다. 1, 2차전에 등판하는 두 투수는 시리즈가 길어진다면 최소 한 번씩은 더 만나야 한다. 최소 한 번씩은 무너뜨려야 시리즈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한 방'을 노리는 보스턴과 '조직력'을 앞세운 세인트루이스. 과연 어느 팀이 '가을의 전설' 최후의 승자가 될까. 24일부터 열리는 월드시리즈에 전 세계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