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잠든 아이돌봄·양육비 이행법…8개월째 '제자리'

국회 여가위, 지난해 6월 이후 법안소위 미개최
여야 이견에 1월 회의도 '취소'…민생 현안 외면

아이돌봄 ⓒ News1 DB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아이돌봄 지원법·양육비 이행법을 비롯한 주요 법안이 8개월째 국회에 갇힌 상태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여가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지난해 6월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야 간 이견에 부모와 아이를 위한 민생 현안이 외면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여가위는 2023년 6월28일을 끝으로 소위를 열지 않고 있다. 소위는 지난달 말 7개월 만에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여야 간 이견으로 결국 취소됐다.

현재 여가위에는 여성가족부 핵심 사업인 △아이돌봄 △폭력 피해자 보호 △청소년 보호 관련 법안 등이 발의된 상태다.

구체적으로 △아이돌봄 지원법 △학교밖 청소년 지원법 △양육비 이행법이 국회에 계류됐다.

'아이돌봄 지원법'은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기관의 시설·인력·서비스 등록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기준에 맞춰 등록된 기관을 국가가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찾는 발길이 늘지만, 실태 파악을 할 수 없는 민간기관과 종사자 대상 국가 관리를 강화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아이돌봄은 돌보미가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가정에 찾아가 부모 대신 자녀를 돌봐주는 서비스다.

또 '학교밖 청소년 지원법'은 의무교육 대상이 아닌 고등학생도 학교를 그만둘 경우 본인 동의 없이 정보를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꿈드림센터)로 연계하는 게 골자다.

지금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만 자퇴시 동의 없이 정보가 연동되는 형태로, 자퇴 후 은둔 청소년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자 해당 법안이 발의됐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고등학교 학업 중단 학생 비중은 역대 최대인 1.9%(2만3981명)였다.

연일 화두가 되는 '양육비 이행법'도 국회에 잠들어 있다. 양육비 이행법은 양육비를 주지 않는 양육비 채무자의 동의 없이 소득과 재산 조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이다.

여가부 산하 기관 양육비 이행 관리원(이행원)이 양육비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비양육자의 소득·재산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당사자 동의 없이 불가하다. 이행원이 202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채무자의 동의율은 4.2%에 불과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국회 여가위) 소위 개의를 요청해 왔다"며 "민간 돌봄 서비스 제공기관 등록제 등 법이 통과가 안 되면 못하는 사업이 있는 만큼, 조속히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여가위 소관으로 계류된 법안은 이날 기준 총 328건이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