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출산제 시행 열흘…위기임산부 124명 소중한 새 생명 지켰다

출생통보제 시행 후 5000건 출생 정보 병원→심평원 통보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9일 위기임신 보호출산제 첫 시행일을 맞아 위기임산부 통합 상담전화(1308)와 위기임신지원시스템의 운영 현황점검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애란원을 찾아 현장 간담회를 하며 위기임산부 비밀상담 전화를 홍보하고 있다.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위기임신 보호출산제 시행 이후 29일까지 총 124명의 위기임산부가 '1308 상담 전화'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고 시설 입소, 긴급 지원, 병원 동행 등 지원을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문을 연 전국 16개 위기임산부 지역상담 기관은 뜻밖의 임신으로 출산을 고민하는 위기임산부들에게 다양한 상담과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을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위기임산부들은 전용 상담전화 번호 1308번을 통해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한 상담원은 1308 상담전화를 통해 갓 출산한 아기를 키울 수 없어 유기를 생각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즉시 현장에 출동해 아기와 산모를 안전하게 기관에서 보호했다. 해당 산모는 상담을 받은 후 직접 출생신고를 했고, 지금은 계속 상담을 받으며 입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청소년 임산부는 출산 후 아기를 집으로 데려갈 수 없어 1308로 보호출산을 문의했다. 이후 상담 기관의 상담과 지원을 받으며 생각을 바꿔 아이를 직접 양육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 외에도 △가정폭력으로 머무를 곳을 잃은 상황에서 생후 2개월 된 아동을 홀로 양육하는 어머니에게 주거를 연계하고 상담을 지속하는 경우 △임산부와 신생아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행정복지센터 맞춤형 복지팀과 협업해 긴급 지원을 결정하고 지원한 경우 △출산 후 일주일째에 산모의 지인이 전화를 걸어 산후조리원과 출산 지원시설 입소를 연계한 사례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5명의 위기임산부가 아동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보호출산을 신청했으며, 대표적으로는 낙태를 고민하던 중에 보호출산 제도를 알게된 임산부가 출산을 결정하고 보호출산을 신청한 사례가 있다고도 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인구 비상대책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위기임산부 상담 '1308' 관련 명함을 전달하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앞으로 관련 부처와 협업해 지원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내실 있는 상담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역상담기관의 인력과 처우를 개선하는 등 제도를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며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임산부 분들은 위기임산부 상담 전화 1308번을 꼭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19일 출생통보제 시행 후 29일까지 약 5000건의 출생 정보가 병의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통보됐다고 밝혔다.

출생통보제는 아동이 의료기관에서 태어나면 출생 사실과 출생 정보를 바로 지자체에 통보하는 제도다. 의료기관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을 공적 체계를 통해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출산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를 꺼리는 일부 위기임산부들이 의료기관 밖에서 출산하고 유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이들이 가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보호출산제가 함께 시행되고 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