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조총련 만났다" 허위 밀고에 간첩 몰리고 고문 당해

진화위, 국가보안법 위반 의혹 등 34건 조사개시 결정

김광동 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3.5.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일본을 여행하고 돌아왔다가 간첩으로 몰려 가혹행위를 당한 국가보안법 위반 조작 의혹 사건의 진실 규명이 결정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제57차 위원회를 열고 ‘국가보안법 위반 조작 의혹 사건’ 등 34건의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국가보안법 위반 조작 의혹 사건은 1981년 일본 오사카를 여행하고 온 김모씨가 여행 당시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청련) 인사를 만나 간첩행위를 했다는 허위 밀고를 당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건이다.

신청인은 김씨가 친척 초청으로 일본을 다녀왔지만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려 제주경찰서에서 불법 연행과 고문,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진실화해위는 21일 열린 57차 위원회에서 김씨가 사전구속영장 없이 위법하게 구금된 것으로 보이는 점, 수사 과정에서 고문 및 가혹행위의 여지가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진화위는 '전남 영광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도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이 사건은 1950년 8월부터 10월까지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 지역주민 16명이 마을 유지, 공무원 등 우익이라는 이유로 적대세력에 희생된 사건이다.

진화위는 해당 사건이 1기 진화위가 진실 규명한 '영광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사건'과 유사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진화위는 서울대생 2명이 일본어로 된 사회과학서적을 복사 판매했다는 혐의로 처벌받은 '반공법 위반 불법 구금고문 의혹 사건' 등 국가보안법·반공법 등 위반 의혹 사건과 3·15 의거 관련 사건의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