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신는 멋쟁이 남성들…엄지발가락 변형 증가율 여성 2배

국민건강보험공단, 엄지발가락 외반증 최근 5년간 진료비 분석
전체 환자 수 여성이 5.5배 많아…무더운 7월에 환자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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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무지외반증은 각선미를 중시하는 여성들이 하이힐을 즐겨 신으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고 전체 환자 수도 훨씬 많지만 증가율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앞서는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후천성 엄지발가락 외반증' 질환의 건강보험 환자 수가 4만1657명에서 5만5931명으로 5년간 연평균 7.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2013년 기준으로 전체 환자 수는 여성이 84.7%인 4만7366명을 차지해 남성에 비해 5.5배 더 많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 추이에서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이 기간 환자 수 증가율은 남성이 61.9%로 여성 27.8%보다 2배 이상이었다.

월별 환자 수는 여름인 7월이 9353명으로 가장 적은 달인 11월 7075명에 비해 1.3배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40~60대 환자 비율이 2009년 68.4%에서 2013년에는 68.1%로 더 늘었다. 이 중 50대 환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최근 5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환자 수는 많지만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 증가율이 여성보다 높았다. 특히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20~50대 청·장년층 남성에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40~50대 중년층 여성에서는 증가율이 멈췄다.

환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70대로 최근 5년 새 80% 이상 증가했다. 이런 경향은 80대까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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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엄지발가락 외반증에 지출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9년 208억3400만원에서 2013년 335억6700만원으로 61.1%, 연평균 12.7% 증가했다.

◇여성들 편한 신발 선택…비만도 연관

엄지발가락뼈에 부착된 여러 개 힘줄이 어떤 원인에 의해 정상적인 배열에서 이탈하거나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늘어나는 증상 등으로 후천성 엄지발가락 외반증이 나타난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후천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볼이 좁고 꽉 끼는 신발을 신는 경우나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최근 여성들이 하이힐뿐만 아니라 플랫슈즈, 스니커즈 등 편한 신발을 다양하게 선택하면서 30~40대 여성 환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남성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운동화보다 발볼이 좁은 구두를 선택하는 남성들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박민정 박사는 "대체로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신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남성에게 무지외반증이 증가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는 비만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이 발생하면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 돌출 부위가 계속 신발에 부딪히며 두꺼워지고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킨다.

바른 자세를 취하기 어려우므로 오래 걸으면 쉽게 피로해진다. 드물지만 무릎이나 엉덩이, 허리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의 기본은 굽이 낮고 발볼이 넉넉한 신발을 신는 것이다. 수술을 받으면 합병증으로 엄지발가락 관절 운동이 제한되거나 길이가 짧아질 수 있다. 수술 이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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