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침수 피해 '0건' 신월빗물터널 현장점검…국내 1호 대심도 터널

이기재 구청장 점검…상습침수 지역, 2터널 설치 후 피해 0건
양천구, 풍수해 종합대책…반지하 전수조사·'동행파트너' 운영

신월빗물터널 점검이 실시되는 모습. (양천구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 양천구는 29일 '국내 1호 대심도터널'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기재 구청장이 점검반과 함께 저류배수터널 끝부분인 지하 3.6㎞구간까지 직접 차량을 타고 진입해 대비 상황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신월동 일대 상습 침수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을 준공했다. 지하 40m 깊이에 지름 10m, 길이 4.7㎞로 시간당 100㎜의 폭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최대 32만 톤의 빗물을 저류한다. 비가 오면 신월동·화곡동 등 인근 지역의 빗물을 모았다가 호우 종료 후 펌프로 안양천에 배출하는 원리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2022년 호우 때 신월 터널이 600여 세대 규모의 침수 피해를 방지했다.

양천구는 우기에 대비해 1월부터 터널 내부에 쌓인 준설토 222㎥를 제거하고 수문 등 주요설비를 집중 정비했다. 다음 달 말까지는 대심도 터널 내부에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한 폐쇄회로(CC)TV 4대도 설치해 침수 상황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이날 중앙제어실 가동 현황과 유입·유출·유지관리 수직구 및 수문 작동상태 등을 확인하며 담당자에게 다양한 침수 시나리오별 대처 방안 등을 물었다.

시설을 둘러본 이 구청장은 "2020년 터널 완공 후에는 상습 침수 지역이었던 구에 단 한 차례도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서울 다른 지역에도 이 같은 터널이 조속히 완공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정부는 이수~과천 복합터널과 함께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3곳에 대심도빗물터널 건설을 추진 중이다. 대심도 터널은 오세훈 시장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수방 사업으로 꼽힌다.

한편 양천구는 다음 달부터 5개월간 이어지는 '풍수해 대책기간'을 맞아 여름철 종합 대비책을 추진한다.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해 반지하 가구 대피를 돕는 '동행 파트너'와 '침수취약가구 돌봄공무원' 제도를 본격 가동했다.

침수흔적도를 바탕으로 침수취약지역 반지하주택 권역별 전수조사를 실시해 물막이판 등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했다. 양천경찰서, 양천소방서와는 '핫라인'을 구축해 소통 체계를 강화했다.

17일 열린 풍수해 대비 유관기관 합동회의에서는 서울시 침수 예·경보제에 따른 기관별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지하차도 등 취약시설에 대한 공조 시스템 구축에 협의했다. 향후 풍수해 취약시설 137곳의 위치, 사진, 운영 개요, 비상 연락망 등 정보가 담긴 책자를 배포할 계획이다.

우기 전 침수취약 주민을 위한 '개인배수설비 점검서비스'도 시행한다.

이 구청장은 "이번 여름도 이상 기후로 기록적인 강수량이 예상된다"며 "구민의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인 만큼 빈틈없이 풍수해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