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형화재 느는데 작년 5.6%만 화재안전조사 받았다

조사 비율 2019년 대비 1/4로 급감…대전은 1.5%에 그쳐
안전 불량률 최대 47%…대형화재 3년새 18건→35건 증가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대형 화재가 잇따르는 가운데 화재 예방을 위해 소방청에서 실시하는 '화재안전조사'가 코로나19 여파로 4분의 1 수준까지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역별 조사 비율과 불량률 편차 또한 커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다.

'화재안전조사'란 소방청장과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이 소방대상물·관계지역 또는 관계인에 대해 소방시설 등이 소방 관계 법령에 적합하게 설치·관리됐는지 여부와 소방대상물에 화재의 발생 위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조사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실시한 화재안전조사는 전체 조사대상 157만1351개소 중 5.6%(8만7220개소)에 그쳤다.

최근 5년간 화재안전조사 비율을 보면 2018년 14.2%, 2019년 22.1%를 기록했다가 2020년 4.2%, 2021년 3.9%, 2022년 5.6%로 급감했다.

반면 이 기간에 대형 화재는 2020년 18건, 2021년 15건, 2022년 35건으로 증가 추세다.

3년 동안 인명피해는 사망 103명·부상 482명이다. 재산 피해 또한 매년 늘어 총 1조2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코로나19 시기 대면 조사가 어려워 조사가 대거 유예됐다. 올해 조사 비율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화재안전조사 비율의 차이도 컸다. 2022년 화재안전조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북으로 조사 대상 중 20.5%를 조사했다.

반면 대전은 1.5%, 부산·창원 2.3%, 울산 2.6%, 경기 북부 2.9%로 조사 대상의 3%를 넘지 못했다. 소방청은 지역별 소방관서 현황과 조사 인력 차이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 이형석 의원 "지역별 편차 커…불량률 등 적극적 조사 필요"

이형석 의원은 지역별 편차 문제와 함께 조사 결과 불량률이 높은 지역에 대한 심층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불량 판정 비율은 울산의 경우 조사 대상 중 46.8%에 달했고 부산 36.5%, 전남 30.6% 순이었다.

울산의 경우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재산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대상의 불량 비율이 높았다. 화재안전조사가 실시된 대상물 중 아파트와 위험물 저장·처리시설의 불량 비율은 66.7%, 공장 63.6%, 의료시설 59.6%, 복합건축물 58.2%로 나타났다.

이형석 의원은 "화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화재안전조사가 적극적으로 실시되지 않아 국민의 불안감이 늘고 있다"며 "화재예방을 위한 화재안전조사 불량률이 최대 47%까지 나오고 있지만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하는 비율이 매우 낮고 또 지역별 조사 편차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사 대상에 대한 점검 조사 비율을 높이고, 불량 비율이 높은 대상에 대해서는 추가적 조사를 통해서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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