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서울 '도깨비 날씨'…"1시간 새 가을·겨울"
"기압계 좁아 바람 강해…뭉게구름 조각 이동하며 눈 뿌려"
기상청, 19일 낮까지 흩날리는 눈…주말께 평년 기온 회복
- 박현우 기자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서울에 첫 눈이 내린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기상청은 19일 서울 아침기온이 영하 2도까지 내려가면서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13.11.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figure>서울에 18일 오후 첫눈이 내렸다. 평년보다 사흘 빨리 내린 첫눈은 거센 바람과 함께 휘몰아쳤다가 채 1시간도 안 돼 파란 하늘을 드러내는 등 이날 날씨는 극심한 변덕을 보였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10분부터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첫눈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날 눈이 쌓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법 많은 양이 내렸지만 쌓이지 않는 이유로 기상청 조구희 박사는 '바람'을 꼽았다.
조 박사는 "첫눈이 관측되기는 했지만 공식 '적설'로 기록되려면 서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의 적설판이 2분의 1이상 눈으로 덮여야 한다"며 "지금처럼 바람에 흩날리며 내리면 적설판 위에 눈이 쌓이지 않아 공식 적설로는 기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눈은 바람을 동반해 맹렬하게 내렸다.
서울 종각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이모씨(24·여)는 "오후 2시30분께 미친듯이 바람이 불며 휘휘 눈발이 흩날렸다"며 "첫눈이 이렇게 강하게 와서 올 연말은 폭설이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온통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에서 돌풍을 동반해 을씨년스럽게 내리던 눈은 순식간에 구름이 걷힌 파란 하늘에서 얌전하게 내리기도 했다.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근무를 하는 회사원 박모씨(41)는 "단 한 시간 만에 한겨울과 늦가을을 왔다 갔다 한 거 같다"며 "칠흑처럼 어두워지면서 눈보라가 몰아쳤다가 햇볕이 나더니 파란 하늘 아래로 눈발이 차츰 줄어들었다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서울에서 첫눈이 강한 바람과 변덕을 동반해 내린 이유는 이 지역이 대륙고기압 가장자리의 영향을 받았고 '뭉게구름'이 형성된 탓이다.
조 박사는 "오늘 같은 경우는 하늘이 흐린 상태가 아니고 구름이 많은 상태였는데 구름이 뭉게구름으로 발달해 있었고 서울이 확장하는 대륙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다보니 기압의 흐름이 빨라 바람이 강했기 때문에 '변덕스러운' 눈이 내렸다"고 분석했다.
뭉게구름처럼 두꺼운 구름 조각이 서울 하늘에 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다 보니 구름의 이동도 빨라 지역에 따라 갑자기 어두워졌다 순식간에 해가 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조 박사는 "하늘에 있는 구름이 서울 전역을 덮고 있으면 흐리거나 어두운 상태로 지속되는데 구름의 조각들이 바람의 이동 속도에 따라 빠르게 이동을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19일 낮까지 서울 지역에 '흩날리는' 정도로 눈이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박사는 "19일 낮까지 구름 많겠고 이날 구름이 물러간 뒤에는 맑거나 구름 조금 있는 날이 이어지겠다"며 "주말부터는 기온이 영상권으로 오르는 등 평년수준을 회복하겠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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