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동계 "한국 노조탄압…비정상적 행위"

경제협력개발기구 노조자문위 등 노동단체 방한
존 에반스 사무총장, 다보스포럼서 朴대통령 면담
한국 노동상황 개선 위한 정치적·법적 수단 계획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존 에반스 OECD노동조합 자문위원회 사무총장(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제노동계 한국정부의 노동인권 탄압 규탄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제노동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승철 민주노총위원장. © News1 이광호 기자

</figure>국제 노동단체들은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정 갈등을 정부의 노동기본권 탄압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고 한국 정부를 규탄했다.

존 에반스 경제협력개발기구 노조자문위(OECD-TUAC) 사무총장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우려를 표할 계획이다.

OECD-TUAC 등 국제 노동단체 대표단은 2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철도노조 지도부 구속 및 손배가압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화, 공무원노조 불인정 등을 한국 정부의 노조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에반스 사무총장은 "한국의 경제, 민주주의 발전 정도를 볼 때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노조 간부가 구속되는 상황은 매우 놀라웠다"며 "이는 OECD 가입국에서는 정상적이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는 등 지난해에 있었던 여러 사건도 한국 시계를 거꾸로 돌려놨다"며 "해고자가 전교조에 가입할 수 있는지 여부는 전교조가 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이 모든 상황을 얘기해 해법을 모색하려 했는데 방 장관은 이를 거부했다"며 "이 또한 한국의 노동상황이 후퇴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OECD-TUAC를 비롯해 국제노총(ITUC), 국제운수노련(ITF), 국제공공노련(PSI) 등 관계자들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된 철도노조 지도부를 면담하는 등 지난 4일 동안 한국의 노동상황 전반을 확인했다.

이들은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한 지 20년이 지났고 OECD에 가입한 지 17년이 지났다"며 "하지만 초기에 이뤄졌던 약간의 진전마저도 이제는 완전히 되돌려져 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국제 노동조합운동은 한국 노동조합운동과 연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가능한 정치적·법적 수단을 동원해 한국에서 인권 및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법적 지원, ILO 제소, OECD에 의견 표명, 2월2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춘 국제행동,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에반스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 일정을 마치고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국제 노조 지도부, OECD 사무총장 등과 면담을 갖고 한국의 노동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박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한국 노동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계획이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철도노조 탄압, 민주노총에 대한 공권력 침탈 등과 관련해 국제노동계의 규탄, 노조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후에 진행될 민영화 반대 투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