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정원 여직원 댓글 알고도 축소·은폐 지적
"당시 발표, 키워드 검색 근거" 옹색한 변명
장병덕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이 지난해 12월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 의혹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figure>지난 대선 때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29)가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사이트 2곳에서 정치·사회 관련이슈 등과 관련한 글을 120차례에 걸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씨가 올린 글 대부분이 정부나 여당을 옹호하고 야당에는 비판적인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국정원이 이런 활동을 통해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축소하거나 은폐하려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경찰은 "대선 관련 '키워드 검색'으로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라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경찰은 △박근혜 △문재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안철수 △이정희 등을 키워드로 설정해 검색하는 작업을 해왔다.
경찰은 당초 수사결과 발표에서 "대선 관련 댓글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와 달리 진보적 성향의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에 91건, 국내 최대 중고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29건 등 총 120건에 걸쳐 정치적 성향의 댓글을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 당시에도 김씨가 올린 글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발표 내용에서는 배제시켰다.
경찰은 이에 대해 "언론 브리핑 당시에도 이러한 글을 게시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당시 대선 관련 키워드 6개로 구글링(인터넷 검색)한 결과 이러한 키워드가 들어가지 않아 대선 관련 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발표는 대선 관련 키워드 검색 결과를 근거로 말한 것"이라며 "일부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대선 관련이라고 해석한 것에는 동의할 수 없고 법리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북한 관련 비판과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거나 지지 등 내용이 담긴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특히 제주해군기지 건설, 4대강 사업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한 글을 게시했고 주로 정부나 여당에 유리한 내용을 올렸다.
김씨가 1시간에 50여건 정도의 의사표시를 집중적으로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서장은 "시간대별로 어떻게 한 것인지는 분석 중"이라며 "고의성 여부 등은 더 조사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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