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장갑차 돼달라" 경호처 응원 화환…비상행동 "즉각 파면"
尹 지지자들 "충절의 헌신" 칭찬…탄핵 찬성측 "사병 자처" 규탄
경찰 기동대 30부대 배치해 질서 유지…체포시한 내일 자정까지
- 박혜연 기자, 장시온 기자, 정윤미 기자
"박종준 처장님 인간 장갑차가 되어 주세요."
(서울=뉴스1) 박혜연 장시온 정윤미 기자 =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는 주말인 5일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현재 한남동 루터교회 인근 보수단체 집회가 열리는 곳 앞에는 박종준 경호처장을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화환 110여 개가 두 곳에 걸쳐 나란히 늘어섰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군인과 경호처 직원 등을 동원, '인간 방패'를 만들어 수사관 진입을 막았다.
화환에는 '대통령 지켜주시는 대한민국 수호자 박종준 처장', '진짜 나라 충신 박종준 처장을 사랑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한 충절의 헌신 경호처를 응원합니다' 등 문구가 적혀있다.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화환들이 계속 배달왔다고 전했다. 이들은 바람을 피하기 위해 비닐로 간이 텐트를 만들거나 보온 은박지를 두른 채 밤을 새웠고 윤 대통령 체포를 막은 경호처를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광진구에서 온 50대 여성 윤 모 씨는 체포영장 집행이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경호처는 아주 일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에서 온 60대 남성 천 모 씨는 화환을 가리키며 "저렇게 (경호처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며 "여기 온 사람이 다가 아니다"고 했다.
한남동 일신아트홀 인근에서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체포를 막은 경호처를 규탄했다.
김은정 기후 위기 비상대책위원장은 "사법권을 침범한 경호처장을 비롯해 책임자를 당장 파면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 내란죄로 구속수사하는 것이 시작이고 이를 위해 지체 없이 체포하지 않으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경호처는 내란수괴 윤석열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자신들의 헌법적 책무임을 명심하라"며 "또다시 윤석열의 사병을 자처하면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는 300~400명가량 인파가 운집해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체포를 촉구하고 있다. 눈이 오는 추운 날씨에 밤을 새우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난방차 1대와 어묵차 등 푸드트럭 3대도 동원됐다.
은평구에서 온 정 모 씨(29·남)는 "어젯밤 8시에 와서 밤을 새웠다"며 "여기 오지 못하는 지방 거주 시민들이 밤새 배달앱으로 음식을 계속 보내줬다. 근처 거주민들에게는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집회 질서 유지를 위해 이날 오전 8시 기준 기동대 30여 개 부대(약 2000명)를 배치한 상황이다. 공수처가 지난달 31일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오는 6일 자정이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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